WEF, IT지수 발표...업계 "후불 요금제 특성 반영안돼"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한국의 유·무선 통신비가 여타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정보기술(IT)에 관한 일반환경, 이용 준비도, 활용 분야를 종합한 결과 우리나라의 IT 지수는 세계 10위권으로 재진입했지만 초고속인터넷·휴대전화 이용 요금은 60~80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순위가 높은 것은 그만큼 요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3일 WEF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네트워크 준비지수(NRI·Network Readiness Index) 순위는 지난해 15위에서 5계단 상승한 10위를 기록했다. 반면 휴대전화 요금 순위는 기존 81위에서 83위, 유선 초고속인터넷 요금 순위는 27위에서 67위로 내려가는 등 우리나라의 통신요금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무려 40계단이나 내려간 초고속인터넷 요금 순위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유선초고속인터넷 요금은 최근 몇 년간 전혀 변동이 없었던 상황에서 어떤 기준에 의해 조사가 이뤄진 건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타 조건을 배제한 채 요금만을 놓고 비교할 경우 다소 왜곡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초고속인터넷의 종류, 속도, 커버리지 등을 기준으로 한 정확한 해석이 필요하며 단순 요금 순위로만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80위권에 머물고 있는 휴대전화 요금은 조사 기준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WEF의 NRI지수는) 국가 간 요금 비교 시 선불요금제를 기준으로 한다”며 “우리나라는 사실상 후불요금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조사 결과 타 국가 대비 높게 책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불요금제란 고객이 예치한 일정 금액을 서비스 이용 시 차감하는 방식이며 후불요금제는 사용한 후 월 단위로 요금을 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선불요금제의 경우 가입비와 기본료 등이 없어 후불요금제 대비 저렴한 가격이 책정되는 반면 통화료는 후불요금제 대비 비싸다. 휴대전화 선불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는 국가는 전 세계 이동통신 사용량 대비 77% 수준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절반도 넘는 곳이 적용하고 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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