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열기 식을까 걱정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유럽에선 웃는데, 일본에선 울상.'
국내 부품업체의 일본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폭스바겐과 BMW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부품 구매에 적극 나서는 반면, 일본 메이커들은 대지진 영향 때문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타와 혼다가 각각 개최할 예정인 한국 부품업체 초청 전시회가 끝내 연기됐다. 지진 발생 직후 생산설비 가동중단으로 전시회 역시 영향을 받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일정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었다. 하지만 생산중단이 장기화되면서 결국 전시회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혼다는 7월 도쿄 북부 도치키현 R&D 센터에서 국내 부품업체 40곳을 초청해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하반기로 미뤘다. 행사를 담당하고 있는 코트라 일본사업단 관계자는 "이 지역이 도쿄 북쪽에 있는데, 이번 대지진으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주요 초청 대상 업종은 금형과 프레스 관련 업체들이다.
이보다 앞서 5월에 개최 예정이었던 도요타의 한국 자동차부품 전시회도 하반기로 늦춰졌다. 혼다와 마찬가지로 도요타 역시 본사에서 국내 부품업체 40여 곳을 초청할 계획이었다. 이곳은 대지진 발생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지진 지역 내에 있는 이 회사 공장이 피해를 입으면서 일본내 자동차 생산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와 혼다가 협력업체 피해 파악에 나서면서 전시회를 잠정 미루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관 기관인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과 코트라는 연내에 실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1일부터 일본내 공장을 재가동할 방침"이라면서도 "피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크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시회 연기로 인해 일본 메이커들의 한국부품 구매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전시회는 완성차업체가 부품을 구매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 표현인 만큼 국내 부품업체들의 기대가 컸다.
특히 진입 장벽이 높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한국 부품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일본 미쯔비시자동차는 지난해 12월 방한해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국내 부품업체들 역시 일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었다.
신달석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혼다에서 전시회를 열기 위해 참가 업체를 모집했는데, 경쟁률이 매우 높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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