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법안은 내놨는데….' '부동산 취득세 50% 인하안'을 두고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4월 임시국회 중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며 의원입법 형태로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지만, 논의는 출발점부터 어긋나 있다. 당장 '취득세 인하로 지방세수가 얼마나 줄어들 것이냐'를 두고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전혀 다른 계산식을 내놔 혼선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의 내용은 정부안과 같다. 연말까지 집을 사면 취득세를 절반 낮춰준다는 게 골자다. 1주택자와 일시적인 2주택자가 9억원 이하의 집을 사면 취득세 감면율을 종전 50%에서 75%로 확대하고, 나머지의 경우 새로 취득세를 50% 깎아주기로 했다.
눈길을 끄는 건 법안 뒤에 첨부된 비용추계서의 내용이다. 추계서는 "현 시점에서 미래에 발생할 수요를 고려한 세수 감면분을 추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올해 취득세 예산안 ▲최근 5년 사이 예산대비 결산비율 ▲주택 유상거래 비중 ▲최근 3년 사이 9억원 초과 주택 취득세액 등을 근거로 세수 감소분을 계산했다.
이를 고려해 추계서가 밝힌 지자체의 세수 감소 예상액은 약 2조932억원. 이 금액은 당초 지자체들이 주장한 "16개 시·도 2조8000억원 세수 감소" 주장과 가깝지만, 재정부의 입장과는 거리가 멀다. 재정부는 그간 관련 부처·지자체와 함께 하는 취득세 태스크포스팀(TFT)에서 "2조원 이상 세수가 줄어든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해왔다.
취득세TF는 그간 세 차례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벌였지만, 취득세 인하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분과 보전 규모, 방식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비용추계서를 첨부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될 수 있었을까.
심재철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에 첨부한 비용추계 내용은 행안부에서 제출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부도 "법안에 붙어있는 비용추계 내용은 행안부의 생각이지 재정부의 입장과는 다르다"며 이견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거래 유보 등을 우려해 부랴부랴 법안은 내놨지만, 관련 부처 사이의 의견 조율도 채 마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재정부 관계자는 "법안을 제출할 때 비용추계서를 첨부하는 건 절차상의 요식행위이지만, 공식적인 문서로 제출된 만큼 추후 보전 규모를 산정할 때 상당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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