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대형 지진과 쓰나미는 인도네시아나 스리랑카 등 세계 곳곳에서 빈발하고 있는 지구환경 변화 현상 중 하나다. 쓰나미 등으로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의 사람이 희생되고 막대한 재산이 유실되거나 사라졌다. 그런데 이번 일본에서의 지진과 쓰나미의 충격이 더 큰 것은 현대과학이 발달했다는 선진국에서 발생했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파괴되면서 누출된 방사능의 전 지구적 확산은 지진과 쓰나미보다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인류는 문명의 발달로 인한 환경재앙을 수년 전부터 목도하며 살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와 오존층의 훼손은 지구온난화를 초래했고 이는 결국 이상기후 빈발, 생물종 다양성의 축소, 오존층 고갈, 사막화, 물 부족, 산림 황폐화, 기아와 기근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환경재앙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아둔한 인류는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최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지구 환경의 구체적인 이상현상은 더 이상 그럭저럭 넘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벌과 물고기와 새의 떼죽음은 뭔가 심각한 상황들이 인류의 목전에 다가온 게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를 낳게 한다.
이러한 환경재앙의 단초는 대부분 인간이 제공해온 것이 사실이다. 약 200년 전 산업혁명으로 인한 산업문명의 발달로 인류문명은 획기적인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다. 물질적 성장과 풍요를 가져다준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과 자연환경과의 조화로운 발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인간이 자연과 환경을 변화시키거나 개발하더라도 경제가 성장하기만 하면 되는 성장우선주의가 팽배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자연ㆍ환경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ㆍ환경을 착취하고 파괴하기 시작하는 적극적인 단계에 진입하게 되었다는 의미다.
200여년이 지난 지금 인류문명의 발달은 환경재앙 수준을 넘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방사능과 같은 위험물질은 우주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결국 지구 안에 폐기물로 쌓일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우리는 이를 '우주선 지구' 또는 '엔트로피 체증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그 배출물들에 의해 지구환경은 더욱 오염되어 가고 악성물질들은 인간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인간이 쌓아 올린 과학기술의 발전에 의한 경제 성장과 인류문명의 폐해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인류의 생명과 문명을 다시 한번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인류문명사에서 자연에 순응하지 못하고 필요 이상으로 물질과 인력이 대량 투입된 문명은 결국 사라지고 말았음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이집트 피라미드 문명이 그렇고 그리스ㆍ로마 문명, 인더스 문명, 아메리카의 잉카, 마야, 아스텍 문명,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문명, 만리장성을 쌓은 황하 문명의 진나라도 마찬가지로 멸망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사라질지도 모르는 현재의 인류문명에 대한 성찰에 들어가야 한다. 인류문명의 멸망이 아니라 지구의 종말을 걱정해야 할 때가 되었다. 경제성장과 물질적 부를 위해서는 지구환경을 적당히 훼손해도 될 것이라는 인간들의 무감각에 대한 자연의 분노와 경고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제 인류 모두가 함께 살고 함께 가꿔가야 할 곳이 이 지구라는 사실을 겸허하게 인식해야 한다. 특히 현대과학문명이 발달한 선진국일수록 그렇다. 그것이 인류와 지구가 함께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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