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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자 10명 중 8명 "심각한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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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률 일반인의 3.74배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2009년 5월 파업 이후 13명의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 자살하거나 사망한 가운데 이들 구조조정된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무급휴직 및 정리해고 등의 이유로 퇴직한 쌍용자동차 노동자 1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노동자 열명 중 여덟명이 심리상담이 필요한 '중증도 이상' 우울증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이들 단체가 이날 발표한 `쌍용차 구조조정 노동자 3차 정신건강 보고서'에 따르면 우울증 관련 문항에 답변한 노동자의 30%가 중등도 우울 증상, 50%는 고도의 우울 증상을 나타냈다. 이는 미군 사격장 인근 주민이나 해직공무원 중의 중등도 이상 우울증상 보유자 비율보다 높은 것이다.


또 파업 기간 중 실시된 1차 조사(54.9%), 파업이 끝난 2009년 8월의 2차 조사(71.1%)보다도 중등도 이상 우울증상자 비율이 높아 시간이 갈수록 우울 증세가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유병율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2.3%로 이전 조사에 비해 높아졌다. 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유병율이 높다고 알려진 성적 희롱과 폭력이 많은 서비스 노동자와 인명사고를 자주 경험하는 열차의 기관사보다 6~7배 높은 수치이다.


이들의 생활고도 심각했다. 구조조정 후 평균 수입은 82.28만원으로 전보다 74% 줄었다. 총 가족 수입으로 따지면 해고 수입보다 65% 감소했다.구조조정 전 쌍용차 노동자의 평균 수입은 320.59만원이었고, 가구원 수입을 더한 총 가족 수입은 335.76만원이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구조조정 후 수입이 전혀 없다는 노동자가 40명(20.7%)에 달했다.


보고서는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들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경제적 어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 사회의 냉대 속에 끝없는 우울과 불안의 수렁으로 점점 더 빠져들고 있다"며 "의학적인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1년간 쌍용차 노동자 자살률은 10만명당 151.2명으로 이는 일반인구의 자살률보다 3.74배 높은 수치"라면서 "쌍용차는 무급휴직자를 복직시킨다는 노사합의를 즉각 이행하고, 지자체는 생활고를 겪는 노동자에게 긴급 생활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이들과 가족에 대한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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