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재소자 책 요청 지원 훈훈한 감동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의 '고객 중심 경영'이 교도소에까지 훈훈한 감동을 선사해 화제다.
4일 중진공에 따르면 산업전략처에 근무하는 이기원 과장은 지난달 초 교도소에서 날아 온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이 과장에게 편지를 보낸 재소자 신 모씨는 몇 년 전까지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의 자재구매부에 근무하던 직장인으로 뜻하지 않은 실수때문에 교도소에 수감됐다.
신씨는 오만했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했고, 출소 후의 인생2막으로 창업을 준비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창업의 꿈을 준비하던 그는 신문에 나온 한 책 광고를 보게 됐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정부지원금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은 책으로 신씨에게 꼭 필요한 준비물이었다.
하지만 재소자라는 환경에서 책을 구하기는 매우 어려웠고 마침 책 추천사를 쓴 이 과장에서 도움의 손길을 청했다. 그는 편지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위해) 공부도 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진심으로 두손 모아 책을 구해줄 것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애절한 사연을 보냈다. 무려 7페이지에 달하는 간곡한 내용이었다. 더불어 자신의 계획을 글로 정리할 수 있는 다이어리도 함께 구해주기를 부탁했다.
이 과장은 사연을 접한 후 평소 친분이 있던 책 저자에게 부탁해 이튿날 신씨에게 책을 보내줬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경영원칙 중 하나인 '신속과 친절'을 충실히 수행한 셈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신속하게, 그렇게 할 수 없으면 친절하게라도 고객들을 대해야 한다"는 송종호 중진공 이사장의 신념이 직원들에게까지 잘 전파된 사례다.
이러한 훈훈한 일이 발생한지 한 달도 안돼 다른 지역 교도소로부터 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재소자 최 모씨도 같은 책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최씨는 "살다보니 어느 날 세상 밖으로 유배돼 이렇게 미래를 준비하게 됐다"며 "얼마 후 사회라는 벽 앞에서 당당하게 서고 싶어 도움을 청한다"고 호소했다. 그에게도 4일 같은 책이 발송됐다.
이 과장은 "출소 후의 행복한 삶을 꿈꾸며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는 재소자의 절실함이 가슴으로 느껴졌다"며 "책 한권 보내는 작은 일이지만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인생을 준비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하고"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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