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자동차는 인력의 조화가 중요합니다. 3만개 이상 부품의 조립체 아닙니까. 사람 관리가 핵심입니다."
이삼웅 기아자동차 신임 사장은 대표이사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지난 1일 서울모터쇼 행사장에서 기자와 별도로 만난 자리에서였다.
이 사장이 직원 간의 조화를 강조한 것은 그의 임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타가 인정하는 '노사문제 전문가'로서, 올해 기아차의 노사 안정 도모가 그의 가장 큰 과제다. 그는 이와 관련해 "노사문제가 기아차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언급했다.
기아차가 올해 노사간 현안에 집중하는 이유는 임단협 뿐 아니라 인기차종인 중형차 K5의 생산 확대 및 해외 생산을 둘러싸고 노조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 직원이 3만4000여 명인데, 이들이 전부 한마디씩만 해도 3만4000마디나 됩니다. 그야말로 의견이 다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조율하는 게 내 역할입니다."
최근 기아차 버스공장의 인력 재배치와 관련해 노조의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는 "회사에서 좋은 방향으로 이끌려고 해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만큼 신뢰와 소통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해선지 이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이후 단 하루도 집무실에서만 보낸 적이 없다. 아침에 출근한 이후 특별한 일이 없으면 공장이나 영업점을 도는 등 현장점검에 상당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1일 모터쇼 행사에 이어 토요일인 2일에는 기아차 프로야구단인 기아타이거즈의 홈구장인 광주광역시를 방문해 마케팅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대표가 현장을 돌아야지 집무실에만 있어서는 안된다"며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이 사장의 첫 업무 역시 현장 챙기기였다. 지난 18일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직후 화성공장에서 야간 작업을 하기도 했다.
"화성 뿐 아니라, 광주, 소하리 등 공장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물론 직원들과 작업도 할 생각입니다. 다만 원한다고 해서 곧바로 할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계획을 세워서 직원들과 호흡을 맞추겠습니다."
이번 2011 서울모터쇼에서 기아차가 강조했던 K5 하이브리드의 출시 시기에 대해 이 사장은 "5월 중순께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와 보조금 문제가 여전히 난항을 겪는 것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회의를 가졌는데, 출시 즈음해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이후 처음으로 서울모터쇼에서 대중을 상대로 첫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했다. 소감을 묻자 "회사 대표의 역할이기도 했고 관람객보다는 그 위에 매달린 자막을 봐서 그런지 생각만큼 떨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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