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신공항]'MB 사과에 탈당 주장까지' 與 영남권 의원들 반발 확산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방침에 한나라당 영남권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신공항 입지를 놓고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각각 주장하며 경쟁해온 대구, 부산 지역 의원들은 백지화 방침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안상수 대표가 "신공항은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이고 국가 백년대계를 보고 결정해야 하는 것이니 경제적 이익과 효과를 종합해서 판단할 문제다. 정부의 고심어린 결단"이라고 평가하며 설득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반발 여론이 수그러들지는 의문이다.

대구와 부산지역 의원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과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가 하면 박근혜 전 대표가 신공항을 차기 대선공약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각각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정부 방침을 성토하는 한편 동남권 신공항의 재추진 의지를 다졌다.

대구 동구갑이 지역구인 주성영 의원은 3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대구 의원들이 모였을 때 상당수 의원들은 대통령이 공약을 불이행하고 여러 차례 국민을 속인 결과로 탈당하는 것이 논리에 맞지 않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개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둔 이한구 의원은 "본인 선택이니 단언은 못한다"면서도 박 전 대표가 신공항 추진을 차기 대선 공약으로 내건다고 생각하고 준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 사하갑이 지역구인 현기환 의원은 "밀양과 가덕도간의 유치 경쟁 과열을 이유로 아예 백지화시킨다는 것은 수도권 중심적 사고가 너무 강한 것"이라며 "전날 부산지역 의원 대책모임은 어이없다는 반응 속에 매우 격앙된 분위기였다"고 소개했다. 현 의원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분명한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그 사과로 상실된 국민 마음이 치유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와 한나라당은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영남권 의원들의 집단 반발과 관련해 전날 시내 모처에서 당정청 9인 회동을 갖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