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지난 28일 서울과 춘천에 내린 빗물에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서 이번 주 토요일 봄비가 '방사능 비'가 아니냐는 국민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기상청은 31일 “토요일인 4월 2일 북쪽으로 지나가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서울, 경기, 강원 지역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지만 그 양은 5mm로 많지 않다”며 “야외할동 하기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예보했다.
주말 봄비 소식이 전해지자 곳곳에서 걱정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트에서 만난 신혼 주부 이모 (30 서울 중구)씨는 “이번 봄비에 방사성 물질이 녹는 게 아니냐면서 "요오드제 등 미리 약품을 사 먹야 하는 게 아닌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윤 모(32 경기 부천)도 “괜찮다고는 하는데 이랬다 저랬하는 정부 발표를 믿어도 될 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번 주말에 세 살 배기 손자와 나들이를 약속한 정 모 (63· 수원 영통) 할머니는 “방사능 비라는 데도 야외활동이 지장이 없는 것인지, 아이들이 맞아도 되는지 불안하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 관계자는 “대기 상층부의 방사성 물질이 정확하게 검출되지 않아 지표보다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높다면 비를 만날 경우 지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상청과 학계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의 농도는 인체에 해를 끼칠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빗물에 녹는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가톨릭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윤세철 교수는 “아직까지 방사능 영향은 없다”면서 “황사 올 때처럼 이번 주말에도 외출 시 마스크를 하고 집에 돌아와서 손발 샤워를 하는 정도로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만약 방사성 물질이 섞인 비가 내린다고 해도 빗물에 포함된 양이 워낙 미량이기 때문에 비에 젖은 옷을 세탁하고 샤워를 하면 된다.
일부 국민들이 노파심에 갑상선 보호제를 복용한 것과 관련해 윤 교수는 “의사와 상담없이 갑상선 보호제를 복용하면 오히려 다른 갑상선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함부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은 “대기 비에 방사능 물질이 석인다고 해도 그 양은 연간 섭취를 허용하는 양의 ‘3만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미미하다”며 “건강에 미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원 원장도 "벌써부터 개인 건강을 우려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강조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