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온과 70억원 규모 지분(24.6%)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 체결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컴퓨터용 냉각장치 전문 제조업체 잘만테크의 인수합병(M&A) 계약이 막판에 뒤집혔다.
29일 잘만테크가 발표한 공시에 따르면 이영필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가 지분 24.6% 및 경영권을 70억원(주당 2709원)에 클라이온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8일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맺었던 다성그룹 김정영 대표가 계약을 포기하면서 클라이온이 새 주인으로 등장한 것이다.
클라이온은 냉방기 및 시스템공조기 전문업체다. 28일 잘만테크 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로 선임된 채종구 대표가 이끌고 있다.
잘만테크는 당초 다성그룹 김 대표에게 인수될 예정이었다. 키코(KIKO)로 인한 손실과 실적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잘만테크에 새 주인이 나타난다는 소식에 주가도 급등했다. 계약을 발표한 8일 2285원이던 주가가 이틀만에 2880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11일부터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고, 지난 22일에는 1575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 당시 업계에서는 M&A딜이 깨졌다는 소문이 퍼졌다.
문제는 두 기업 간 궁합이었다. 변리사 출신 CEO를 앞세워 기술경영에 매진했던 잘만테크와 주방용품 제조, 프랜차이즈, 리서치 등을 주사업으로 하는 다성과의 시너지 효과에 시장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다성그룹이 인수를 포기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우회상장설이 제기됐던 피자헛도 발을 뺐다.
다성측의 인수 포기 속에 물밑작업도 다시 시작됐고 28일 주주총회장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주주긴급발의를 통해 채 대표와 함께 이인노 전 우성기업 대표이사, 박홍진 전 엘비티솔루션 부사장이 신규 이사진으로 선임됐다. 다성측이 원했던 식품 제조업, 식품 유통업, 식품 수출입업, 식당체인화 사업 등의 사업목적 추가 의안도 자연스럽게 부결됐다.
냉매냉각장치 관련 기술개발(R&D) 전문업체인 클라이온은 잘만테크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잘만테크의 주가추이가 주목된다. 잘만테크의 기반 사업은 PC의 CPU의 온도를 낮춰주는 쿨러다. 사업적으로도 연관고리가 있는 셈이다.
잘만테크 관계자는 "클라이온과 잘만테크 모두 기술개발 전문업체라는 점에서 시너지가 기대된다"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수익성 다변화를 노릴 수 있고, 클라이온도 잘만의 브랜드를 통해서 힘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잘만테크는 110건이 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전체 임직원 중 20% 이상이 연구소에 근무할 정도로 기술개발에 힘써왔다.
다만 클라이온이 지난해 설립된 법인으로 시장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은 주가 행보에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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