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조광래호가 올시즌 첫 '안방 A매치'를 기분좋은 승리로 이끌었다. 이로써 한국 축구 대표팀은 '포스트 박지성' 시대에 희망의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상큼한 출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 복병' 온두라스와 평가전서 이정수와 김정우, 박주영, 이근호의 소나기골로 4-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조광래호는 지난해 10월12일 일본전 무승부(0-0)에 이어 10경기 무패행진(6승4무)을 이어갔다. 조광래 감독 부임 후 A매치 성적은 7승4무1패.
박주영은 자신의 50번째 A매치에서 16호골을 작렬했고 '골넣는 수비수' 이정수와 김정우는 각각 A매치 5호골을 기록했다. 이근호는 10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해 의미있는 골을 성공시켰다.
조광래 감독은 이날 '캡틴' 박주영(AS모나코)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격시켰고 좌우 날개에 '박지성의 후계자'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이청용(볼턴)을 배치했다. 미드필더 라인은 이용래(수원)-김정우(상주) 듀오가 버틴 가운데 기성용(셀틱)이 뒤를 받치는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포백(4-back)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김영권(오미야)-황재원(수원)-이정수(알 사드)-조영철(니가타)이 차례로 늘어섰고 골키퍼는 정성룡(수원)이 맡았다.
'포스트 박지성' 시대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조광래 감독은 아시안컵 종료 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과 이영표의 공백에 머리를 싸맸다. 박지성,이영표가 빠진 첫 A매치는 지난 2월9일 터키와 원정 경기였지만 이청용 등 제대로 해외파를 추스르고 A매치를 치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온두라스전에 대한 축구팬들의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았다.
조광래 감독이 온두라스에서 가장 비중을 두고 실험하려던 것은 바로 상대 진영에서 세밀한 패스 전개였다. 전반전서 한국은 감독의 의중을 잘 파악하고 실현해 냈다.
박주영과 이청용, 김보경이 수차례 자리를 바꾸며 상대 수비를 교란했고 중앙 MF 이용래와 김정우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결국 이정수의 선제골은 기성용의 코너킥으로 시작된 세트플레이로, 김정우의 추가골은 기성용-박주영-김정우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패스플레이로 완성됐다.
초반부터 빠른 패싱게임으로 경기를 지배한 한국은 전반 28분 기성용이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문전 혼전으로 흐른 것을 골대 오른쪽에서 도사리고 있던 이정수가 놓치지 않고 왼발로 밀어넣어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전반 43분 김정우가 기성용-박주영으로 차례로 연결된 볼을 받아 골대 정면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킥을 성공시켰다.
후반전서 다소 집중력이 떨어진 한국은 이근호가 몇차례 슈팅을 아쉽게 놓쳤지만 '해결사' 박주영이 쐐기골을 터뜨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박주영은 후반 37분 지동원의 코너킥을 헤딩골로 연결시키며 시원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경기 종료를 눈앞에 둔 후반 인저리타임에 10개월 만에 대표팀에 컴백한 이근호가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대승을 이뤘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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