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결국 조광래 대표팀 감독의 선택은 '미드필더 김정우'였다.
축구국가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22일 정오 파주NFC에 소집됐다. 이후 3시 30분부터 두 시간가량 몸풀기 운동과 공식 훈련을 치르며 첫날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파주NFC 최고의 화제는 조 감독의 김정우(상주)의 활용법이었다. 올 시즌 K리그에서 공격수로 변신한 김정우는 정규리그 3경기 연속골(총 4골)을 터뜨리며 개인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그의 활약 덕에 상주 역시 리그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리그에서의 맹활약은 6개월 만의 대표팀 발탁으로 이어졌다. 곧바로 김정우의 활용법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10 남아공월드컵은 물론 그 이전에도 김정우의 주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반면 조광래 감독은 대표팀 27명의 명단을 발표하며 김정우를 공격수로 분류했다. 뿐만 아니라 소속팀 적응을 돕기 위해 이번 소집에서 제외시킨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자리에 김정우를 기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는 공식 훈련 직전 가진 인터뷰에서도 재확인됐다.
하지만 정작 이날 훈련 내내 김정우는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다. 이따금 공격에 가담하기도 했지만, 중원에서의 공수 조율에 좀 더 무게감을 둔 모습이었다.
조 감독은 이날 공식 훈련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우의 활용법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본인의 느낌이란 게 있으니까…"라며 운을 띄웠다.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상대가 대표팀라면 쉽지 않다는 걸 느꼈는지, 본인이 미드필더로 뛰고 싶다는 뉘앙스를 풍기더라"고 전했다.
실제로 김정우는 훈련 전 인터뷰에서 "내 역할은 감독님이 정하실 문제"라고 전제하면서도 "어린 시절을 제외하면 공격수로 뛴 경험이 거의 없었다. 아무래도 원래 뛰던 자리에서 내 장점이 더 잘 발휘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경험이 많은 선수니까 직감적으로 느끼는 듯 하다"며 "아무래도 공격수는 순간 스피드나 파워가 있어야 하는데, 본인 스스로 그런 점에서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더불어 "(김정우는) 아마 수비형 미드필더로 계속 뛰게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분명히 밝혔다. 결국 김정우는 대표팀에서 본래의 역할로 돌아가 기성용(셀틱), 이용래(수원) 등과 중원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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