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중앙은행이 일본 대지진에도 불구하고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정부의 인플레이션 억제 움직임에 변화가 없음을 드러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 들어 세 번째로 지급준비율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준율 0.5%p 인상이 적용되는 오는 25일부터 시중 대형은행들의 지준율은 기존 19.5%에서 20%로 높아진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물가 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정부의 목표(4%)를 계속 겉돌고 있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이후 세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며 지난해에만 은행 지준율을 6차례 올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번 지준율 인상 조치로 3560억위안(약 540억달러) 규모의 시중 유동성이 흡수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월 CPI 상승률은 1월과 같은 4.9%를 기록했다. 또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7.2%를 기록, 1월 6.6% 보다 높아지며 CPI 상승률이 앞으로 계속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메릴린치는 중국의 CPI 상승률이 3월 5%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전 세계적인 식품 물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세로 인플레 압력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정부는 일본의 대지진과 원자력발전 사고로 인한 경제 타격 보다 물가 안정이 더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일본 사태에 따른 세계경제의 커진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또 한 번의 지준율 인상으로 돈 줄 죄기에 나선 만큼 인플레 수준이 정부의 목표 수준으로 내려갈 때까지 지준율 인상, 금리 인상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물가 안정을 올해 최대 국정과제로 삼고 있고,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금리' 카드를 이용해 인플레이션 통제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의 브라이언 잭슨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대지진이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금융 리서치회사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암스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은행 지준율을 인상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연말까지 지준율은 22%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어용젠(鄂永健) 자퉁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 안에 지준율이 한 차례 더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 시기를 2분기 초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시티은행은 "올해 3차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열려있다"며 "3월에 금리가 한 차례 인상된 후 2분기와 3분기에 추가 인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JP모건도 올해 최소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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