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진 이모저모
[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70억 원을 일본에 기부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의 일본법인인 엔씨재팬은 17일 일본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한달 매출 전액인 5억 엔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5억 엔의 기부금은 현재 한국 기업의 일본 지진 관련 기부금 중 가장 많은 액수다. 엔씨소프트 이재성 상무는 "발생하는 모든 매출을 전액 기부하려는 엔씨재팬의 판단을 존중해 이런 결정을 내렸으며, 일본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엔씨재팬은 2001년 엔씨소프트와 소프트뱅크 그룹이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엔씨소프트의 일본 내 게임 서비스 및 마케팅을 전담하고 있다. 지난 해 매출액은 792억 원이다.
○… 일본 최대의 파친코 회사인 마루한의 대표인 재일교포 한창우 회장(80)은 17일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 복구와 이재민 구호에 써달라며 일본적십자사에 지금까지 모인 성금 중 최대 액수인 85억원(6억엔)을 기탁했다. 경남 사천시 출신으로 마루한을 연매출 20조원이 넘는 거대 회사로 키운 한 회장은 "일본에 살고 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국적을 초월해 서로 돕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 성금을 기탁했다" 고 말했다. 마루한 역시 이번 대지진으로 일본 전역 270개 체인 중 스무 곳이 문을 닫고, 직원 16명이 실종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한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도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한국인들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을 시작했다.
○…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방사능 피폭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자 가운데 3명의 방사능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부터 출입국장에 방사능 감시기 2문을 설치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따르면, 이날 후쿠시마를 출발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탑승객 가운데 후쿠시마 인근 거주민 3명(한국인 1명, 일본인 2명)에게서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한 검사 결과가 나온 것. 후쿠시마 원전에서 30km 거리에 위치한 이와키에서 온 일본인은 정상치의 5배가 넘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었으며, 원전에서 60㎞ 떨어진 곳에서 온 일본인 1명과 한국 교민 1명도 정상치보다 다소 높은 방사능 물질이 발견됐다. 이들은 방사능 물질로 오염된 신발과 점퍼 등을 벗고 재측정을 한 끝에 정상수치를 판정받았다.
○… 원전 시설이 몰려있는 울진, 영덕 등 동해안 일대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의 민심안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 원전이 안전지대인가'라는 논란이 일자 이들 지역 주민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핵안전연대'는 18일 "월성원전 주변 읍천단층이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지질 불안정의 가능성이 있다"며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 중단과 영구 폐쇄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울진군청과 의회는 일본 원전과 유사한 사고 발생 시 울진원전의 대비책과 상황 발생 위기 대응 매뉴얼 등을 확인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후문이다.
○…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유출된 방사능 물질이 한국에 상륙한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20대 직장인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17일 이 루머의 최초 유포자를 광고 디자인 회사에 근무하는 변 모씨(28)로 확인하고 이날 오후 성동구 소재 직장에서 그를 검거했다. 경찰은 "변 씨가 15일 오전 11시 6분 베트남 국적의 친구(24. 여)로부터 BBC 긴급뉴스를 가장한 영어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 이를 요약, 번역해서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지인 7명에게 전파했다"고 밝혔다.
바람 방향이 한국 쪽으로 바뀌어 일본 방사능 물질이 한국에 상륙한다는 내용의 이 루머는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고 방사능 관련주가가 급락하는 등 주식 시장까지 영향을 미쳤다. 경찰 조사에서 변 씨는 "지인에게 알린 내용이 급속히 퍼질 줄 몰랐다"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변 씨가 지인들에게 반복적으로 루머를 전파한 사실이 확인되면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한다는 방침이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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