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가스公, 일본에 LNG 지원..존경받는 기업 역할 다해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일본에서 발생할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의 잇단 폭발사고로 일본발(發)발전용 연료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수입국인 일본이 원전을 화력으로 대체하고 산업시설의 가동을 위해 액화천연가스(LNG)의 대거 조달에 나서면서 LNG국제가격 상승과 수급불안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국내 유일한 LNG도입사업자인 한국가스공사(사장 주강수)의 역할에 정부와 기업, 국민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가스공사는 정부와 함께 비상대응체제에 들어갔으며 지금까지 쌓아온 LNG구매력과 세계최대규모의 저장설비, 안정적 공급망 관리 등을 통해 LNG수급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연료부족을 겪는 일본에 스왑(교환)형태로 LNG를 긴급지원하면서 세계 최대 LNG구매력을 갖춘 글로벌 가스공사로서의 모습도 보여줬다는 평가다.
◆가스공사, 日에 LNG 긴급지원=17일 지식경제부와 가스공사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금명간 3월말에서 4월까지 해외에서 도입할 예정이던 LNG물량을 일본에 넘겨주는 스왑(교환)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는 일본 전력회사들이 원전가동 중단에 따라 가스발전용 LNG 물량 스왑을 긴급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스왑은 LNG 소비국간 필요시기에 물량을 빌려서 미리 사용하고 추후 반환하는 것을 말한다.
가스공사측은 "LNG는 현물시장이 발달하지 않아 통상 판매자와 구매자간 일대일 협상을 통해 거래된다"면서 "일본이 대체연료인 LNG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 1개월이 소요돼 우리나라에 물량교환을 요청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이와 별도로 비상수급대책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천연가스 수급 및 가격동향을 일일점검하는 한편, 재고 부족에 대비해 중단기 LNG 도입계약을 조기 체결하고 필요시 천연가스 수요절감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LNG 저장시설을 확충해 수급의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가스공사는 현재 LNG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상회하고 있어 당분간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세계 제1의 LNG 수입국인 일본이 LNG 수입을 지속적으로 늘릴 경우 국제시장에서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전력사들은 4월 이후 월 100∼150만t 정도의 물량을 추가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와 가스공사는 "우리나라는 예상수요의 98% 이상을 장기, 단기 계약을 통해 이미 확보한 상태이며 현재 재고수준도 충분해 일본과 스왑에 따른 수급영향은 당분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LNG 바이어 충분한 자신감=가스공사가 LNG 수급우려를 불식하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은 LNG와 관련 구매, 설비, 운용 등의 각종 지표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가스공사의 연간 LNG구매 물량은 3200만t으로 도쿄가스(1080만t),대만석유공사(770만t)보다 월등한 세계 1위다. LNG저장용량(712만㎘)에서도 도쿄가스(336만㎘),대만석유공사(117만㎘)을 제친 부동의 세계 1위. 이같은 구매력으로 인해 가스공사는 세계 최대 LNG소비국인 일본에 비해 6% 가량 저렴한 가격에 LNG를 구매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5년간 가스공급 중단이 한 차례도 없었다.
가스공사는 일본 사태를 계기로 친환경 에너지원인 천연가스의 안정적 확보와 함께 전국의 모든 곳에서 자유롭게 가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가스공급망 건설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정부의 제10차 장기 천연가스수급계획에 따르면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은 2009년 기준 2591만7000t에서 작년 3184만2000t(잠정)으로 늘어나고 매년 연평균 1.8%씩 증가한다.
가스공사는 천연가스 수요 증가에 맞춰 천연가스 공급설비를 확충해 작년 기준 712만㎘이던 저장설비규모를 2015년경에는 1166만㎘로, 2024년에는 1536만㎘까지 늘릴 예정이다. 또한 삼척기지 준공(2013년) 및 동해가스전 저장시설 전환(2017년) 등을 통해 저장설비를 지속 확대해 천연가스 저장비율(연간수요에서 저장용량을 나눈 비율)을 2010년 10%에서 2024년 21%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못했던 지역에 도시가스 보급도 대폭 확대한다. 2011~2013년까지 충청권 영동ㆍ단양ㆍ괴산ㆍ금산과 강원 속초ㆍ고성ㆍ강릉, 경북 상주ㆍ문경, 전남 남원 등 37개 시군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2016년까지 강원 평창, 경북 성주ㆍ봉화, 전남 강진ㆍ구례 등 17개 시군에 추가로 도시가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가스공사는 "최상의 설비상태를 유지하고 안전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면서 "생산기지 및 35개 지역의 배관 건설공사와 새로이 2016년까지 공급지역으로 선정된 전국 17개 지역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계획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포부다.
◆2017년 자주개발률 25%=주강수 사장 취임 이후 가스공사는 가스는 물론 유전개발, 액화플랜트사업 등에 참여하면서 가스산업의 수직일관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이라크 쥬바이르ㆍ바드라ㆍ만수리아ㆍ아카스 유전 등 4개의 대규모 유전ㆍ가스전 입찰에 참여하는 데 성공했으며 호주에서 비전통자원 가스전 사업에도 참여했다. 올들어서는 캐나다 우미악 가스전 지분 20%를 매입해 우리나라 최초로 북극권 자원개발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가스공사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포춘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에너지 부문 4위에 올랐다. 2010년도 6위에서 올해 2단계 더 올라 2년 연속 선정된 것이다. 에너지부문에서 가스공사는 10점 만점 기준 6.80점을 받아 1위 독일 RWE(7.00점), 2위 미국 플레인스 올 아메리칸 파이프라인(6.96), 3위 미국 에디슨(6.87)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가스공사에 이어서는 독일 E.ON(6.72), 프랑스 GDF수에즈(6.65),미국 컨스텔레이션에너지(6.45), 러시아 가즈프롬(6.34)등 굴지의 기업들이 5∼8위를 기록했다.
가스공사는 항목별 순위에서는 인적관리부문에 전년도 11위에서 이번에 4위로 7계단 상승했고 사회책임(6위→3위), 장기투자(13위→4위), 국제경쟁력(6위→3위)에서 큰 폭의 상승이 이뤄졌다.
주강수 가스공사 사장은 "가스관련 상품 영역의 확장, 글로벌 가스 산업의 수직일관체계 구축과 유전ㆍ 가스자원의 탐사, 개발생산, 수송, 공급, 판매를 잇는 가스산업의 밸류 체인 전반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패키지 전략을 구사하겠다"면서 "중동, 동남아, 러시아, 호주, 캐나다 뿐 아니라 자원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는 아프리카 및 남미, 북극권 자원개발을 본격화해 2017년 중장기 목표(자주개발률 25%, 생산성 100% 향상, 해외수익 비중 60%)를 통해 글로벌 KOGAS(가스공사 영문사명)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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