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골 몰아친 서울, 항저우 잡고 2연승…조 선두 등극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K리그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이 아시아 정벌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서울은 1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에서 항저우 그린타운(중국)을 맞아 데얀-어경준-몰리나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서울은 조별리그 2연승을 달리며 조 1위에 올라 K리그에서의 초반 부진(1무 1패)과는 다른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항저우는 이날 완패로 1승 1패를 기록, 한 경기 만에 조 선두를 서울에 헌납했다.

매서웠던 꽃샘 추위는 경기 초반 두 팀의 플레이도 얼어붙게 했다. 전반 10분이 지날 때까지 이렇다 할 슈팅 하나 없이 신중한 탐색전이 벌어졌다.

균형은 서울이 먼저 깨뜨렸다. 전반 15분 상대 페널티지역 혼전 상황에서 공을 잡은 데얀이 오른발 슈팅으로 침착하게 마무리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K리그 최고의 공격수답게 수비수 세 명 사이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이 돋보였다.

선제골이 터지자 경기 분위기도 서서히 달아올랐다. 전반 19분 롱 하오가 왼쪽에서 찔러준 낮은 크로스를 김용대가 손끝으로 차단했지만 마지막 순간 항저우 공격수 라미레즈와 부딪히며 공을 흘리고 말았다. 일순간 양 팀 선수가 뒤엉키며 혼전을 보였지만 서울이 간신히 공을 걷어내 위험 상황에서 벗어났다.

이후 서울은 주도권을 내준 채 좀처럼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항저우 공격진에 여러 차례 슈팅을 허용했다. 특히 추운 날씨 탓인지 수비진에서 눈에 띄는 실수가 자주 나왔다. 평소 단단한 수비를 보여주던 브라질 출신 수비수 아디조차 두 차례 결정적인 실수를 범할 정도. 김용대의 빠른 상황 판단이 없었다면 실점을 허용했어도 이상함이 없었다.

전반 42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바르케즈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겨냥했지만 살짝 빗나갔다. 44분에는 서울 수비가 걷어낸 공을 바리 마마틸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오며 간담을 서늘케 했다.

1-0으로 앞선 채 후반을 맞이한 서울은 초반 또 한 번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높이 솟아오른 공을 어경준이 감각적인 볼 트래핑 뒤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맞추며 땅을 쳤다.

항저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12분 왕 송의 문전 헤딩이 골키퍼 김용대의 슈퍼 세이브에 가로막혔다. 왕송은 후반 15분 다시 한번 아크 정면에서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를 향했다. 김용대는 이날 여러 차례 선방쇼를 펼치며 서울 승리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후 서울은 두 번의 환상적인 추가골로 상대의 전의를 완벽하게 꺾었다. 후반 25분 아크 정면에서 고요한이 찔러준 로빙 스루 패스를 전방으로 쇄도하던 어경준이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그대로 골문에 꽂아넣었다.

후반 34분에는 ‘몰느신’ 몰리나가 교체투입된 지 1분 만에 쐐기골을 터뜨렸다. 상대 수비를 대각선으로 파고든 몰리나는 아크 정면에서 데얀이 찔러준 패스를 받아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갈랐다. 데얀-몰리나 듀오에게서 기대했던 바로 그 장면이었다.

서울은 남은 시간을 잘 지켜내며 3-0의 쾌승을 거뒀다. 추위 속에도 경기장을 찾아 열띤 응원을 펼친 1만 관중에게는 최고의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