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공수민 기자] 11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일본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이 유출되면서 최근 르네상스를 맞고 있는 원전 산업이 또한번의 암흑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외신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4일(이하 현지시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독일의 원전 가동시안 연장 결정을 3개월 동안 유보한다”고 밝혔다고 이날 전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1일 일본에 발생한 대지진으로 원전 폭발사고가 발생하면서 원전 가동시한 연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급속하게 확산된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에서도 원전의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조셉 리버만 상원의원은 13일 CBS의 일요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금까지는 원전 건설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이었지만, 일본 사태를 보고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며 "적어도 일본 원전 사고 결과가 최종적으로 규명될 때까지는 미 행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허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넘치는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원전 건설에 공격적으로 뛰어 들고 있는 중국, 태국,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일본의 사건으로 태국이 원전을 더 지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며 "향후 원전 건설 계획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안전성 문제를 더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국영 전력기관은 2020년까지 첫 원전을 세운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정부승인 절차가 남아 있어 일본 사건으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장리쥔 중국 환경보호부 부부장은 "중국 내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은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본 원전 사고를 통해 교훈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일본 대지진 이후 중국 13개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하는 등 안전성 문제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모습이다.
인도 유일의 원전 회사인 NPCI의 수레얀즈 쿠마 제인 회장은 "일본 사건이 인도의 원전 개발에 큰 제동을 걸 것"이라며 "일본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모든 과정을 재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는 2030년까지 원전 건설에 17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박선미 기자 psm82@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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