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부회장 주파수 대역경매 붙잡기 안간힘
이상철 LG U+ 부회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통신 3사중 LG유플러스를 도와달라거나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게, 최소한의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최근 '가난'이라는 단어를 늘상 꺼내든다. 9일 지식경제부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도 '가난'이 화두였다. KT 대표이사 사장, 정보통신부 장관, 광운대 총장을 지내 부러울 게 없을 것 같은 이 부회장이 '가난하다'고 스스로를 낮추는 이유는 따로 있다.
만년 통신 3위에 경쟁사보다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적다는 투정이 아니다. 바로 주파수라는 근본적 경쟁력의 차이를 두고 '가난하다'고 자평하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공식석상과 사석에서 '가난'이라는 말을 줄곧 하자 직원들의 사기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변에서 '얼마나 어렵길래'라는 위안을 받기도 한다.
LG유플러스의 한 직원은 "스마트폰 위주로 통신 시장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실적도 나빠졌고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졌다"면서 "가난의 대물림을 끊자는 CEO의 메시지도 이해는 되지만 속이 상할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부회장이 '가난'이라는 단어를 입에 붙이고 살게된 까닭은 방송통신위원회가 4월을 기해 실시할 예정인 2.1㎓ 주파수 대역의 경매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SKT와 KT가 각각 60㎒, 40㎒ 대역폭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남은 것은 방통위가 경매로 진행할 20㎒ 주파수 대역폭 뿐이다. 방통위는 이 주파수 대역을 경매로 할당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이 우려하는 것은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며 단말기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 업체들이 2.1㎓ 주파수에서 사용가능한 스마트폰만 만들다 보니 경쟁사 대비 단말기 수급 자체가 쉽지 않다.
LG유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강조하듯 지금이라도 2.1㎓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가난의 대물림이 계속되는 것"이라며 "막연히 경매에만 맡겨두면 자본력이 강한 1위 사업자가 모든 것을 다 가지는 독점적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T와 KT도 2.1㎓ 주파수 확보는 중요한 문제다. 방통위는 통신 3사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자 2.1㎓ 주파수의 부분 경매 방식을 유력하게 고민중이다. 즉, 총 20㎓에 달하는 주파수중 10㎒는 LG유플러스에 우선 할당하고 나머지 10㎒를 경매로 할당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파수를 너무 잘게 쪼갤 경우 혼신 등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 빈 공간으로 남겨야 하는 주파수 대역이 많아져 비효율적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10㎒ 주파수 대역에서 수용할 수 있는 가입자 수가 300만~40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 주파수만으로는 전국망에 투자하는 것 조차 어려워 이 부회장의 고민도 늘어가고 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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