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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하마드 유누스, 스티븐 잡스처럼 쫓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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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무담보 소액대출 은행인 그라민은행 설립으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 은행 총재가 애플의 스티븐 잡스와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


애플을 설립한 잡스는 설립 9년 만인 1985년 판매 부진을 이유로 고별인사를 했던 것처럼 유누스 총재도 34년 전 자신이 설립한 그라민은행 총재의 자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방글라데시 고등법원이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가 총재직에서 퇴임되는 게 정당하다고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그라민은행 이사회의 의결권중 25%를 가진 방글라데시 정부는 유누스 총재가 정년 연령인 60세를 넘겨 재직하고 있다는 이유로 최근 사퇴를 촉구했다.

법원이 유누스의 퇴임을 공식화하자 미국은 우려를 표시했다,.


로버트 블레이크 미국 국무부 중앙·남아시아 차관보는 “미국은 빈곤 퇴치에 힘써온 유누스와 관련한 방글라데시 정부의 태도에 걱정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방해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진 않지만 그라민 은행 측이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 역시 수십 년 간 친분을 쌓아온 유누스와 며칠 내로 전화통화를 하기로 예정돼 있다”면서 “클린턴 장관은 유누스와의 ‘개인적인 친분’을 이유로 미국의 국회와 행정부를 대표해 분쟁을 만들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레이크 차관보는 유누스의 해임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미국과 방글라데시 간 분쟁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그라민 은행의 결정이 두 나라 간의 관계를 그늘지게 만들진 않을 것”이라면서 “방글라데시가 옳은 일을 많이 한 국가이지만 유누스 총재의 퇴임은 약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친구로서 지적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누스측 변호사는 고등법원의 결정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라민 은행의 예금은 14억 달러이며, 830만 명에게 9억5500억 달러를 대출하고 있다.


그라민은행측은 "고등법원의 판결에 매우 실망한다"면서 "그라민은행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유누스 총재는 지난 7일 "그라민은행의 리더십의 자연스런 이전을 바란다"는 뜻을 표시했다.이는 그가 퇴임의사를 처음으로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유누스의 지지자들은 유누스 총재가 지난 해 그의 퇴직을 권고한 아불 마알 압둘 무히드 방글라데시 재무장관에게 쓴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에서 그라민총재는 "총재직에서 물러날테니 은행의 계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그라민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임명해줄 것"을 정부에 제안했다.


방글라데시 고등법원은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이자 금융 규제 당국인 방글라데시뱅크가 자신을 경질한 것은 자의적이고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유누스 총재의 주장을 기각한 것이다.


고등법원은 “현재 70세인 유누스가 총재로서 활동할 합법적인 권한이 없다"면서 "이는 그라민은행이 이 은행의 정년연령인 60세를 넘은 유누스를 재임명하는 허가를 중앙은행에서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기각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유누스를 지지하는 국제사회의 모임인 '그라민의 친구들'(Friends of Grameen)은 이 판결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으며,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다고 반박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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