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품 FPR 3D 전환계획 3개월 이상 앞당겨..최고경영진 강한의지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LG전자가 셔터글라스방식(SG)의 3DTV 생산을 지난달 말 사실상 전면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하반기로 예정됐던 전 제품 필름타입편광방식(FPR) 전환 계획을 3개월 이상 앞당겨 시행한 것으로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9일 LG전자는 지난 1월말께 출시한 3D스마트TV 신제품 인피니아 42인치, 47인치, 55인치 3가지 제품을 지난달 말 단종시켰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셔터글라스방식이 적용된 제품으로 출시 한 달만에 수명이 끝난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의 첫 스마트TV인 이 제품들에는 2D를 3D로 변환시키는 기능이 탑재돼 있지 않은데다 셔터글라스방식이기 때문에 FPR 에 집중한다는 측면에서 생산을 조기에 중단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동일 사이즈의 3DTV를 조만간 출시할 계획인데 여기에는 FPR 방식이 적용되고 3D변환장치도 탑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셔터글라스 방식으로 생산하는 제품은 72인치 모델만 남게 됐다. 그러나 이 제품 역시 국내에서는 판매량이 극히 적기 때문에 수출용으로만 생산중이며 이 또한 조기에 FPR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일부 재고를 제외하고는 셔터글라스방식의 3DTV LGTV가 사라진 셈이다.
당초 하반기께부터 계획했던 FPR방식 3DTV로의 전면적 전환 시기를 크게 앞당긴 것은 구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의 뜻이 강하게 내포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지난 2006년 LCD 표준화 경쟁에서 삼성에 한번 밀린 경험이 있어 이번만은 3D논쟁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그는 직원들에게 "FPR방식인 LG 시네마 3D TV가 액티브 셔터글라스안경 방식 3D TV보다 진보된 기술제품이라는 강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또 FPR성공가능성에 대해서도 "팔리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FPR홍보에 몸소 나서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3월 임원 세미나장 로비에 LG전자 시네마3DTV를 직접 전시해 300여명의 전 계열사 임원들에게 체험케 한 것은 물론, 셔터글라스방식 제품 비교 시연장도 마련했다. 이에 앞서 구 회장은 LG디스플레이를 직접 찾아 FPR패널 개발 과정을 독려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경영인인 구 부회장이 아니라면 출시 1개월밖에 안된 신제품을 단종시킬 수 없었을 것"이라며 "구 부회장의 FPR마케팅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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