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줍니다.’
한 아파트 회사의 광고 카피는 위계질서가 지배하는 현실의 풍향계다. 아파트는 한국인들의 종교이자, 바이블이요, 주홍글씨이다. 임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주민들은 분양 아파트 주민들의 시선에 주눅 들고, 빗물이 뚝뚝 새는 아파트에 좌절한다. ‘빨리 떠나야지’를 입에 달고 사는 배경이다. 하지만 물극필반(勿極必反), 모든 것이 극에 이르면 변한다고 했다.
최근 전세가 급등은 아파트 불패시대에 종언을 고하는 ‘미스터 에버리지(Mr Average)’들의 반란이다. ‘판교 로또’에 인생을 걸고 정보전에 올인 하던 아파트 공화국 시민들이 주택 매매보다 전세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분양시장을 파고들던 아파트 회사들이 임대 시장을 곁눈질하는 배경이다. 아직은 코끝을 간질이는 ‘미풍’일지 모른다. 주택시장의 무게중심이 임대로 이동한 일본은 대한민국의 가까운 미래를 엿보는 창이다.
1인 가구의 증가, 노령화 추세가 한·일 양국을 서로 비춰보는 거울이다. 은퇴한 베이비부머들, 20~30대 젊은이들이 임대 아파트에 거주하고 민간 업체들은 다양한 가격대의 임대 상품을 제공하게 될 임대 주택 2.0시대. <이코노믹리뷰>가 그 가능성을 타진해보았다.
이코노믹 리뷰 박영환 기자 yung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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