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중국 부호층 사이에서 ‘홍콩 원정 출산’ 붐이 일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는 산아 제한정책으로 둘째 아이에 대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데 반해 홍콩에서 태어난 자녀는 의료 혜택 뿐 아니라 홍콩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거액의 자금을 들여서라도 원정 출산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사는 4일 홍콩 통계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홍콩에서 태어난 신생아 8만8000명 가운데 47%인 4만1000명이 중국 본토 여성 자녀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9년 홍콩 출생 신생아 가운데 중국 본토 여성이 낳은 아이 비율이 45%였던 것에 비해 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중국 본토 여성의 홍콩 원정 출산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홍콩의 출산 의료 혜택’과 ‘홍콩 영주권 취득’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최근 중국 부호층 사이에서는 거액의 벌금이 부과되는 둘째 자녀 출산이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면서 ‘둘째 낳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 1979년 인구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1가구 1자녀' 산아제한 정책을 시행하고 이를 어기면 4만 위안(740만 원)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 또 둘째 자녀에 대한 의료 혜택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중국 본토에서 둘째 자녀를 낳는 부부는 벌금과 함께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해 큰 경제적 부담을 가지게 된다.
이 때문에 여유가 있는 중국 부호층은 홍콩 원정 출산을 선택하고 있다.
그렇다고 홍콩 원정 출산 비용이 저렴한 건 아니다. 출산 비용만 평균 3만9000홍콩 달러(560만 원)인 데다 출산 전 홍콩 내 병원 방문, 산후조리까지 마치면 대략 1000만 원 이상이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 당국은 원정 출산이 급증하자 2007년 2월부터 출산 7개월 전 홍콩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분만을 예약한 산모들만 홍콩에서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규제했기 때문에 출산 전 진단, 예약을 위해 홍콩에 있는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최근엔 이런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출산 전 진단과 병원 예약, 출산 후 산후조리까지 일괄적으로 책임지는 9만위안(1300만원)짜리 ‘호화 패키지’ 상품도 등장했다.
홍콩과 인접한 선전시는 지난해 원정 출산을 막기 위해 홍콩에서 자녀를 출산하는 임산부에 대해 12만~16만 위안(2000만~27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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