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마른 물량·가라앉은 수요… 폭등했던 전셋값 한풀 꺾인 듯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요동치던 전세시장이 한풀 꺾였다. 거래건수는 절반으로 줄고 폭등했던 전셋값도 조정양상이다. 이사수요와 학군배정이 마무리되면서 전세계약이 시들해진 탓이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25개 자치구의 전세거래건수(신고일 기준)는 총 3499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6527건을 기록했던 1월보다 46%(3028) 줄어든 수치다. 부담스런 전셋값을 피해 수요층이 몰렸던 강북권을 비롯해 거래가 늘어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실제 강북구의 경우 지난 1월 85건에서 2월 44건으로 절반 가까이 거래가 줄었으며 도봉구(161→89건)와 성북구(249→123건)도 비슷한 상황이다. 성북구 종암동에 위치한 J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이나 1월에 비해 이달은 문의가 크게 줄었다"며 "전세수요가 2~3개월 미리 움직이는 것을 감안하면 전세난은 가라 앉은 편"이라고 말했다.
학군수요로 지역 전체가 들썩이던 노원구와 양천구도 마찬가지다. 송파구(936건)와 강남구(592건)에 이어 서울에서 세번째로 거래건수가 많던 노원구는 1월 547건에서 2월 281건으로 266건이나 줄었으며 양천구도 같은기간 466건에서 257건으로 급감했다.
강남3구도 예외는 아니다. 강남구(592→333건)와 서초구(441→252건)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을 비롯해 지난 1월 936건이라는 기록적인 전세거래건수를 기록했던 송파구는 445건으로 50% 가까이 주저 앉았다.
거래가 줄다보니 전셋값도 주춤하고 있다. 전셋값 폭등에 일부 수요층이 전세찾기를 포기하면서 안정세를 찾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총 3830가구로 구성된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81㎡(공급면적)의 전셋값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올라 1월 1억525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2월들어 1억40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일부지만 강남도 비슷한 상황이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현대 85㎡의 전셋값은 2009년 12월 2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12월 3억1500만원까지 급등했지만 이달에는 2억8500만~3억원선으로 거래값이 조정됐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리서치팀장은 "수요층이 거의 해소됐기 때문에 거래가 줄고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이라며 "다만 봄철 신혼부부 수요와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입주러시라는 변수가 남아있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라고 분석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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