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별 중기 협력 스타일은 다르지만...알맹이는 '상생'
-옛 공기업 내부혁신 강조 이석채 회장..대(對) 중소기업 부적절 관행 3불(不)론
-기획·재무통 하성민 SKT 총괄사장..부임 이후부터 조직 신설 등 일사천리
-장애인재활협회장 출신 이상철 부회장..건전한 생태계 철학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협력 파트너와의 비즈니스 기회 공유를 통해 동반성장을 더욱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 <이석채 KT 회장 IT 최고경영자(CEO) 포럼 조찬세미나 中>
"SK텔레콤 성장 동력은 개방형 협력이다.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의 성장을 위해 협력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 <하성민 SK텔레콤 총괄대표 신년 하례회 中>
"통신사와 중소기업 상생을 위해서는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가 필요하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최근 통신 3사 CEO들이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던진 발언이다. 행간의 의미를 읽어보면 키워드는 '상생(相生)'이다. 다만 스타일은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전문분야 및 경영철학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2일 통신 3사에 따르면 KT(회장 이석채)는 3불(不)론, SK텔레콤(총괄사장 하성민)은 개방형 협력,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는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상생협력의 키워드로 제시됐다. 모두 현(現) CEO의 취임 일성부터 강조된 것으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핵심 비전이다.
부임 직후부터 KT의 옛 공기업 성향에 대한 혁신을 강조한 이 회장은 대(對) 중소기업 3불(不)론을 고수하며 중소기업의 태생적인 불안요소를 없애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웠다. 중소기업과 KT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직적 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이 회장은 3불정책을 통해 "중소기업의 자원이 KT로 인해 낭비되지 않게 하고 기술개발 아이디어를 가로채지 않아야 한다"며 "아울러 중소기업과 경쟁환경을 조성하지 않음으로써 적극적인 동반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상생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또 "과거에 협력사가 KT의 구매 수요를 예측할 수 없어 생산 및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거나 제품 개발을 완료했음에도 상용화가 되지 않아 자원 낭비를 초래했던 일이 앞으로는 없어야 한다"며 KT의 물품 구매 계획 등을 포함하는 수요예보제를 도입한 바 있다.
SK텔레콤 하 사장은 기획ㆍ재무통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취임과 동시에 '개방형 협력(Open Collaboration)'이라는 기조 아래 중소기업 및 개인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표명했다. 이어 개방형 협력 지원실은 물론 상생혁신센터까지 일사천리로 설계됐다.
하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올해 기업 성장의 핵심 동력은 개방형 협력"이라며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라는 성장목표 아래 개발자와의 공동 수익을 위해 상생혁신센터 기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생혁신센터 설립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징 등 핵심 기반기술(API) 개방을 통해 개발자와의 상생 에코 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SK텔레콤은 또 중소기업의 종합적인 협력을 책임질 개방형 협력 지원실도 신설했다.
LG유플러스 이 부회장은 여러해 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해 노력해 온 경력(한국장애인재활협회 회장)을 동반성장과 연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일어설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선결 과제라는 것.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은 협력사와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탈통신 투자펀드(연간 150억원)를 조성하고 유·무선 협력업체 및 수탁사를 대상으로 상생교육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통신사와 중소기업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통신산업 생태계가 필요하다"며 "LG유플러스는 기존의 통신영역 뿐만 아니라 컨버전스 및 솔루션 제휴업체와도 동반성장의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밖에 통신 3사의 상생 노력은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교육서비스 제공, 금융지원, 공동 연구개발(R&D) 등으로 그 범위가 더욱 다양화되고 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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