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웹툰에 이어 연극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강풀 원작의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극장가에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아내와 사별하고 아들, 며느리, 손녀와 함께 사는 할아버지 만석(이순재 분)이 외로이 홀로 지내는 할머니 이뿐(윤소정 분)과 만나 설레는 사랑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평생 일편단심으로 배우자만을 사랑하며 사는 군봉(송재호 분)과 군봉 처(김수미 분)의 순수하고 따뜻한 사랑 이야기도 이 영화에서 한 축을 담당한다.
지난 17일 개봉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지난 주말 사흘간(25~27일) 전국 322개 스크린에서 8만 9329명을 모아 누적 관객수 38만 3429명을 기록했다.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는 10위에 턱걸이했다.
스크린 수가 300개가 넘는데도 관객수가 10만명 이하인 것은 대부분의 상영관이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포함해 2~3개 작품을 교차로 상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이 영화는 좌석점유율 순위에서는 상위권에 올라 있다. 35.41%의 좌석점유율을 기록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10개 내외의 스크린에서 상영된 영화를 제외하면 '라푼젤'(37.02%)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높은 좌석점유율에도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스크린 수와 상영회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100만명은 물론 손익분기점인 70만명 선도 넘기 힘든 상황이다. 흥행 실패라고 불릴 수도 있는 성적을 내고 있지만 강풀 작가 자신과 이 작품의 팬들은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이른바 '강풀 징크스'를 깬 영화라고 평가한다.
강풀 작가의 인기 웹툰을 영화로 만든 작품은 대체로 평단이나 관객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아파트'(64만)를 시작으로 '바보'(97만) '순정만화'(73만) 등 영화화된 세 작품 모두 100만명을 넘지 못했다. 관객수는 차치하고라도 원작을 읽은 관객들의 반응이 미지근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앞선 세 작품과 달리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은 이례적일 정도로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의 관객 평점은 28일 현재 모두 9.5점대를 기록하고 있다.
개봉 초 9.8~9.9점을 유지하던 것에 비하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현재 개봉작 중 최고의 점수다. 당연히 강풀 작가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들 중에서도 최고의 평점이다.
강풀 작가 역시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이전의 작품들은 만화에서 영화로 넘어오며 일종의 누수현상이 있었는데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매체의 변이를 가장 슬기롭게 한 작품 같다"며 "흥행과 상관 없이 징크스는 깨졌다"고 단언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낼지 강풀 작가의 팬들은 주시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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