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도형 기자] 등록금 4.9% 인상안을 꺼내들었던 동국대학교(총장 김희옥)가 인상률을 2.8%로 대폭 낮추며 한 발 물러섰다. 1인시위와 '108배 시위' 등으로 맞서온 학생들은 작지만 큰 성과라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동국대는 23일 김 총장과 학생 대표단 사이 논의 끝에 물가불안 등 사회 제반 사정들을 고려해 2011학년도 등록금 인상률을 2.8%로 절반 가까이 낮췄다. 4.9% 인상된 등록금을 이미 지급한 학생은 줄어든 인상률 만큼의 액수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동국대는 지난 7일 전국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률 가운데 최고치인 4.9% 인상안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통보했다.
정부의 친서민 기조와 '물가안정'이라는 목표 아래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 등 170여개 대학이 올해 등록금을 동결키로 한 시점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학생들은 통보와 동시에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서울캠퍼스와 동국대 재단 심장부인 조계사 앞에서 등록금 인상을 규탄하는 1인 릴레이 시위, 108배 릴레이 시위 등을 전개하며 인상 결정을 규탄하고 인상안 철회를 요구해왔다.
권기홍(24ㆍ남ㆍ법학과 4학년)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학교의 결정을 일단 환영한다"고 말했다. 권씨는 이어 "그러나 등록금 심의위원회 운영 방안 등에 관한 학생들의 문제제기는 학교가 '정당한 절차였다'고 주장하며 받아주지 않았다"면서 "학생 측은 등록금 동결이 최종 목표인 만큼 이 부분과 등심위 운영 방식 등에 관한 부분을 두고 계속 이의제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과 관련, 동국대 관계자는 "김 총장이 어제(22일) 취임식 때 학생들이 시위하는 걸 보면서 학생들 사정을 감안해 인상률을 조금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작년과 재작년 2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했기 때문에 올해는 동결이 힘들고 대신 인상률을 대폭 낮춘 것"이라면서 "학생들과의 화합을 강조한 김 총장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진 기자 hjn2529@
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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