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최대 B2B(기업간)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닷컴의 데이비드 웨이 최고경영자(CEO)와 엘비스 리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동반 사임했다. 알리바바닷컴이 공격적인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는 시기여서 경영진의 공백이 회사 경영에 어떠한 타격을 입힐지 우려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알리바바닷컴은 21일 회사 사이트를 통해 물건을 판매한 판매상 중 2300개 업체가 소비자(바이어)를 대상으로 사기 혐의를 벌인 것이 드러났다며 CEO와 COO가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판매상들의 사기 행위에 회사 임원이 직접 연루되지는 않았지만 회사 직원 100여명이 판매상들의 사기 행위를 도운 것으로 드러나 CEO와 COO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이라고 전했다.
알리바바닷컴은 일정 요건을 갖춘 판매상에게만 합법적 사업체라는 의미의 '골드 서플라이어(Gold Supplier)' 자격을 주지만 일부 직원들의 도움으로 자격미달의 회사가 자격을 따 내고 수수료를 회사측에 지불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신뢰성이 입증되지 않은 판매상의 물건을 샀다가 돈만 뜯기고 물건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생겨난 것이다.
회사측은 "지난 2009년과 2010년 소비자들이 돈을 주고도 물건을 받지 못하는 불만 사례가 접수돼 조사를 시작했다"며 "사기 판매는 평균 1200달러 미만의 고급 전자제품 판매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CEO의 공백을 계열사 타오바오닷컴의 조나단 루 CEO가 메우게끔 맡긴 상태다. 경영진이 바뀌어도 회사 운영이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 회사측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오랫동안 알리바바닷컴의 장기 전략을 세우고 성장을 책임진 CEO의 공백이 회사 운영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알리바바닷컴이 모회사인 알리바바그룹의 진두지휘로 B2C(기업과 소비자간) 사업을 하는 계열사 타오바오닷컴과 함께 해외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터라 이번에 무너진 회사의 신뢰가 해외 시장 확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 위안타증권의 류이쉬안 애널리스트는 "이번 판매망 사기사건이 완전히 해결 될 때까지 알리바바의 매출 증가세가 단기간 느려질 수 있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회원 수와 매출 증가세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리바바닷컴의 회계연도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5% 증가한 3억6610만위안(약 5570만달러)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억5000만위안으로 40% 증가했다. 알리바바닷컴의 모회사인 알리바바그룹은 야후가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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