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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안에 싱그러움이 가득 '냉이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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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안에 싱그러움이 가득 '냉이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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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안에 싱그러움이 가득 '냉이 요리'


입안에 싱그러운 봄을 머금다.
싱그러운 봄을 맛볼 수 있는 3월은 내게 축복의 계절이다. 스멀스멀 아지랑이 피어나는 봄의 기운 따라 지천엔 봄의 생동감이 술렁이는 파릇한 산야초가 풍성하다. 유난히 나물을 좋아는 내게 봄은 풍성한 즐거움과 향긋한 설렘을 안겨주는 선물 같다.
어린 시절 할머니는 봄이면 어김없이 소쿠리와 호미를 챙겨 산과 들로 나물을 캐러 다니셨다. 소쿠리 한가득 담겨진 무성한 초록 잎 봄나물을 내 앞에 내밀며 “오늘 저녁엔 찬 걱정 없겠구나” 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던 할머니 모습이 생각난다. 또 코끝을 찌르는 아찔했던 봄 향기도 말이다.
봄나물 가운데 특유의 짙은 향내와 쌉싸름한 맛, 그리고 아작아작 씹히는 질감에 유독 내 입맛을 끌던 것이 바로 냉이다. 두부 양파 큼지막이 썰어 자글자글 끓인 된장찌개에 갓 캐온 냉이를 듬뿍 넣으면 온 집안에 봄 내음이 가득 퍼진다. 맛은 또 어찌나 구수하던지 잃었던 입맛을 되살려주는 일등공신이다. 동장군이 유난히 기승을 부리던 올겨울, 눈바람 꿋꿋이 버텨가며 언 땅을 비집고 나온 다부진 냉이는 여느 해보다 그 향과 맛이 더 짙다. 땅의 기운과 태양의 에너지로 푸르른 잎사귀의 파릇함을 띠는 냉이를 보고 있자니 봄의 기운이 절로 느껴진다.
겨우내 모진 풍파를 이겨낸 내공 때문인지 냉이는 천연 영양제라 칭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영양 면에서도 야무지다. 다른 채소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 활동량이 많아지는 봄철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해주며 칼슘과 철분, 비타민 A의 영양소가 풍부하여 봄이면 찾아오는 불청객 춘곤증과 빈혈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환절기 건조한 날씨에 눈이 피로하거나 건조할 때 냉이가 좋다고 하니 봄철 보약이 따로 없다.
새록새록 솟아난 냉이로 미각을 돋우는 초밥을 만들어 가족들 또는 연인끼리 봄 소풍이라도 떠나보자. 고들고들 윤기나게 쪄낸 새하얀 밥 위에 단초 물을 넣고 간하여 한입에 쏙 넣기 좋을 정도의 크기로 밥을 빚어, 오물조물 들기름 깨소금 넣고 간간하게 무친 냉이를 올린다. 보통 초밥에 고추냉이가 들어간다면 이번엔 쌈장을 대신해 그 맛의 특별함을 더해보자. 침샘을 자극하는 새콤한 단초물과 고소한 들기름, 그리고 풋풋한 풀 향기 머금은 냉이 초밥은 나른한 봄, 졸고 있던 오감을 깨워줄 것이다. 여기에 쑥으로 엷게 끓인 된장국을 함께한다면 아지랑이 솟아나는 봄기운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봄철 지천에 널리 있어 구하기 쉽고 영양도 풍부한 냉이로 술을 담가 뒀다 특별한 날 혹은 귀한 손님이 오셨을 때 정성 들여 만든 냉이 술을 대접해 보는 것도 냉이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대부분 인삼이나 녹용 같이 구하기 어렵거나 비싼 재료로 술을 담지만 사실 자연이 내주는 계절에 맞는 재료로 만드는 술만큼 단것도 없다. 뿌리에서 나오는 은은한 분홍 빛깔이 고운 냉이 술로 향긋한 봄 향기에 듬뿍 취해 인생의 달착지근함을 만끽해 보자. 그동안 조여 왔던 스트레스와 딱딱한 일상에 느슨한 여유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숙치해소에 좋은 냉이로 죽을 쒀 술에 취한 다음 날 속을 달래줄 방법도 있으니 연애하고 싶을 만큼 설렘이 가득한 봄, 파릇한 냉이로 향긋한 봄 체취에 맘껏 취해보자.

<냉이 초밥 레시피>
메인 재료: 쌀 4컵, 단촛물(식초 10큰술, 설탕 6큰술, 소금 3큰술), 살짝 데친 냉이150~200g, 들기름 1큰술, 깨소금 1큰술, 다진 파, 마늘 각각 1/2큰술
매실 장아찌 쌈장 재료: 고추장 1큰술, 된장 2큰술, 다진 파 마늘 각각 1/2큰술, 통깨 1/2큰술, 참기름 1/4큰술, 다진 매실 장아찌 1큰술, 매실농축액 1/4큰술


만드는 방법
1. 식초, 설탕, 소금을 함께 섞어 끓인 후 식혀 단초물을 만든다.
2. 밥에 단초물의 양을 조절해 가며 고슬고슬 질퍽하지 않게 간한다.
3. 냉이는 흐르는 물에 여러 번 깨끗이 씻은 후 끓은 물에 소금 넣고 살짝 데친 후 찬물에 재빨리 헹궈 물기를 제거한 후 2~3cm 간격으로 자른다.
4. 다진 파, 마늘, 통깨, 들기름을 넣고 데친 냉이와 소금으로 간하며 조물조물 무친다.
5. 위의 쌈장 재료를 모두 넣고 매실장아찌쌈장을 만든다.
6. 한입에 쏙 들어가기 적당한 크기의 밥을 빚어 매실 장아찌 쌈장을 새끼손톱 크기만큼 밥 위에 묻히고 만들어 놓은 냉이 무침을 약 1큰술 정도 밥 위에 얹어 마무리한다.

김애리
영국 Kent 지역 Thanet College 요리 제과부문 전공/런던 ST Martins Lane Hotel, Asia de Cuba 레스토랑/시드니 Hat 2개 Lucio’s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근무/푸드 칼럼니스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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