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브랜드숍 그릇전쟁···호기심마케팅 매출로 이어져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화장품 브랜드숍들이 때아닌 '그릇전쟁'에 나섰다. 수년간 톡특한 성분이나 질감 등으로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면 최근에는 깜찍하고 독특한 용기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구경삼아 들렀다가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화장품 브랜드숍들의 경우 '예쁜용기=매출증대'라는 공식이 성립되기 시작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이 독특하고 신기한 제품용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화장품 업체들이 용기개발에 시간, 인력, 자본 등 투자를 대폭 늘렸다.
더샘 관계자는 "최근에는 브랜드숍들간에 용기개발 경쟁이 치열하다"며 "그 동안 제품의 성분이나 바를 때의 질감 등이 이슈였다면 최근에는 제품의 질은 어느정도 수준에 올랐다고 보고 눈에 띄는 용기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기개발에 드는 비용은 형태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용기의 모양이 복잡해질수록 비용이 높아지며 많게는 수억원대의 비용이 들어가기도 한다. 최근에는 디자인 인력도 많이 늘어났다. 브랜드숍 매출 1위의 더페이스샵은 자사 내 별도의 디자인센터를 꾸려 20명 정도의 인원을 두고 제품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렇게 브랜드숍들이 용기개발에 집중투자를 하는 이유는 눈에 띄는 매출증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독특한 용기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브랜드숍 토니모리는 매출 부진을 겪다가 모기업인 용기회사 태성산업과의 협업으로 용기 디자인을 대폭 변화시키면서부터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09년까지만 해도 매출 400억원에 불과하던 이 회사는 지난해 과일모양의 제품용기 등을 선보이면서 1042억 매출을 기록해 전년비 160% 신장했다.
네이처 리퍼블릭 역시 이에 질세라 범용용기가 아닌 별도 용기개발을 위해 높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남성 화장품 '플레저 가든 옴므'는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역사다리 모양을 과감히 적용해 나무 그루터기와 나뭇결을 연상시키는 용기 디자인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의 경우 재구매율도 높은 편이며 전월대비 2월의 매출이 65% 정도 늘어났다.
스킨푸드역시 제품 용기를 통해 푸드 코스메틱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하나의 용기가 만들어지기까지도 약 1년간의 개발기간이 걸릴 만큼 디자인부터 마케팅까지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쌀의 특성을 나타내주는 광목천을 사용한 고대미 영양라인, 건빵모양의 케이스가 돋보이는 건빵 섀도우 등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박소연 기자 mus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