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승훈 기자, 사진 이기범 기자] 연기자는 연기로 말한다고 했던가. 송승환은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연기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해왔다.
명지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등 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할 때나, 뮤지컬 전문회사 PMC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CEO로서 역량을 과시할 때도 그는 늘 작품에 출연했다.
왜냐면 그는 연기자이기 때문이다.
어떤 작품이더라도 캐릭터만 확실하다면 그는 바로 출연을 결심했다. 주인공이 아니어도 좋다. 남들이 말하는 조연이나 감초 같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작품에서 강렬한 인상만 남길 수 있다면 단 5분만 출연해도 만족했다. 이는 송승환이 데뷔 초부터 갖고 있던 생각이다. 지금도 그는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
"난 항상 바쁘게 지내왔던 것 같아요. 항상 4-5가지 일을 해왔죠. 한창 인기 있을 때는 연극, 드라마, 영화, MC, DJ 등을 해왔어요. 지금도 PMC대표로 있고, 성신여대 학장도 하고, 드라마 연극도 하니까. 지금도 4가지는 하고 있네요. 물론 제가 생각해도 욕심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즐거우니까, 또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진행하는 것도 좋으니까 그렇게 4-5가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그 중에 연기가 제일 중요하죠. 연기는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에요"
송승환에게 연극 '에쿠우스'는 인생의 지표가 됐던 작품이다. 대학 때 강태기가 열연한 '에쿠우스'를 보고 연기에 매료 당한 그는 늘 이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던 중 1981년 그는 '에쿠우스'의 주인공 앨런 역을 맡았다. 꿈이 이뤄진 것.
이후 그는 2009년에도 '에쿠우스' 작품에 참여했다. 비록 이 때 그가 맡은 배역은 앨런이 아닌 해설자인 다이사트 박사였지만, 그 배역도 상당히 매력적인 역할임에는 틀림없었다. 그가 표현한 다이사트 박사는 '에쿠우스'를 더욱 긴장감 있고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만들어줬다.
오는 상반기에 '난타' 일본(3월), 중국(4월) 투어가 계획되어 있다. 3월부터는 정식으로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문화예술대학장으로의 업무가 시작된다. 최근에는 뮤지컬협회이사장으로 선출되 잠이 부족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와중에 연극과 드라마 출연도 확정했다. 아무리 바빠도 연기하는 것은 배우로서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송승환은 오는 4월 12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갈매기'에 출연한다. 최근 새롭게 단장한 명동예술극장은 그가 43년 전 연극 '학마을 사람들'에 출연했을 때 섰던 그 무대다.
"1968년도 연극 '학마을 사람들'로 데뷔할 때 연출을 이진순 선생님이 맡았어요. 이진순 선생님은 이해랑 선생님과 쌍벽을 이루는 한국 연극계의 거목이시죠. 제가 이번에 이진순 선생님이 작고하기 전에 마지막 작품인 '갈매기'에 출연해요. 제가 처음 연극으로 데뷔할 때의 명동예술극장에서, 이진순 선생님의 마지막 작품이었던 '갈매기'에 출연한다는 것이 여러모로 의미가 있어요. 그래서 출연을 결정했죠"
4월에는 황정음 김래원 남궁연 등이 출연하는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에도 합류한다. 또, 향후 기회가 된다면 계속 작품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배우는 천직인 것 같아요. 뮤지컬 사업이나 후학을 가르치면서도 연기는 계속할 생각입니다. 이번에 뮤지컬협회이사장이 되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예술인들이 기본적인 최소 생활이 보장될 수 있도록 법안 마련이나 제도 정비에 각별히 신경쓰겠습니다.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세요."
스포츠투데이 강승훈 기자 tarophine@
스포츠투데이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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