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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증권가 '물가 눈높이'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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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 억제 한계" vs "주가 부양 근시안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최근 정부가 전방위로 물가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증권가에서는 제품가격 인상을 재촉하는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인위적인 물가 억제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는 시각과 국민경제 전반 보다는 기업의 실적이나 주가만을 염두한 근시안적 접근이라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음식료관련 애널리스트들이 음식료 업체들의 제품가 인상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가격 인상과 주가 상승을 동일시하는 분위기다.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반영한 제품가격 인상 없이는 최근의 실적 및 주가 부진에서 탈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KB투자증권은 11일 진로의 지난 4분기 실적에 대한 분석에서 '4분기 진로의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이라며 '가격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용 애널리스트는 진로에 대해 '보유(Hold)' 투자의견과 목표가 4만2000원을 제시했다. 그는 "향후 실적개선을 위해서는 원재료비 상승 및 경쟁비용 증가를 커버할 수 있는 가격인상이나 시장점유율 증가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변화가 일어날 때 비로소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면도 증권가로부터 가격인상 압박을 강하게 받는 품목 가운데 하나다. 동부증권을 비롯해 대신증권 등 증권사들은 지난 1월 중순 '농심의 라면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개선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일제히 목표가를 상향조정했다. 비슷한 시기 오뚜기가 라면가격을 인상하면서 농심의 라면가 인상도 임박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에 대한 농심의 공식입장은 '가격인상과 관련해 논의되고 있는 바는 전혀 없다'는 것. 제품 가격 인상을 바라는 마음에 증권사 리포트가 앞서나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이후 발표한 보고서에서 라면값 인상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농심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유탕면 가격 인상이 없을 경우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3.8%, 5.6%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잊지 않았다.


증권가는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고 있다. 오는 7월 시행이 확정된 연료비연동제와 관련해 동부증권은 "지난 10년간 소비자물가가 31% 오르는 동안 전기요금은 12% 오르는데 그쳤다"며 "요금이 낮아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한전 실적은 감소했는데 연동제 시행으로 실적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주가 부양을 위해 제품가 인상을 내심 반기는 증권가와 투자자들과는 달리 일반 소비자들은 가파른 인플레이션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히 주식 및 부동산 투자 등으로 이를 헤지(hedge)할 능력이 없는 저소득층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원가 구조 검토 등을 거론하며 기업들에게 가격 동결 압박을 강하게 넣고 있다.


한 증권사 정유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부담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는 "유가상승세로 정유업체의 실적 전망이 매우 밝지만 정부가 기름값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전망을 하는데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칫 지나치게 밝은 증권사의 실적 전망이 정유업체에 대한 가격 동결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가 인상이 실적개선과 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정부가 인위적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막으면 이후 더 큰 물가 상승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미현 기자 grob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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