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안드로이드폰에 한참 뒤져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 노키아가 최근 고전하고 있는 처지에 대해 자아 비판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티브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사원들에게 "지금 우리의 플랫폼이 불타고 있다"는 자극적인 문구와 함께 '대변혁'을 주문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엘롭은 "석유 시추 플랫폼에서 일하던 한 남자가 어느 날 플랫폼이 불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대서양 얼음 바다로 뛰어들었듯이 우리도 선택을 해야 한다"면서 "급격하고 획기적인 변화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에게 '불길'이라는 위기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이다. 그는 "2007년 아이폰이 처음 나왔지만 우리는 아직도 비슷한 제품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가 나온 지 2년 남짓 됐는데 스마트폰 판매대수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우리는 경쟁사들에 비해 수년 뒤지고 있다"고 스스로 비판했다.
엘롭은 이어 "미고(MeeGo)나 심비안 폰은 북미 시장을 비롯한 선도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판명났다"면서 "우리는 점점 뒤처지고 경쟁사들은 멀리 달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신용등급회사인 S&P가 노키아의 신용등급을 현재의 장기 A, 단기 A-1에서 하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위기를 느꼈다.
그는 노키아 신전략 발표와 관련해 "회사를 바꾸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플랫폼이 불타고 있었기에 사내는 자신의 행동을 바꿨다. 우리 역시 이렇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며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엘롭은 11일 메리 티 맥도월 휴대전화 사업 부문장과 니컬러스 사반더 마케팅관리 부문장, 칼 오이스타모 최고개발책임자(CDO)와 서비스.모바일 솔루션 책임자인 테로 오잔페라 등 핵심 경영진을 전원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인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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