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화공 집중 전략 주효···연초부터 대박수주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의 '비화공 육성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신묘년 새해를 맞아 터뜨린 두 건의 대형 수주 계약을 모두 비화공 부문에서 달성했다.
지난 2일 중동 바레인에서 5억5000만달러 규모의 하수처리 플랜트 건설 및 운영계약을 따냈으며, 앞서 지난달 11일에는 미국 다우케미컬과 일본의 미쓰이의 합작사인 다우-미쓰이 클로르-알칼리 유한책임회사로부터 4억1000만달러 규모의 염소 및 가성소다 생산 설비를 수주했다.
전자는 국내기업 최초로 물 사업 분야 해외투자운영사업(BOO)에 진출했고, 후자는 국내 업계 최초로 EPC 경쟁 입찰을 통해서 미국 플랜트 시장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기에 대표이사 취임 후 비화공 부문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온 박 사장이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사장은 그동안 삼성엔지니어링 성장의 주축이었던 화공 플랜트와 주력 시장인 중동지역 의존도를 낮추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 3월 바레인 철강플랜트, 4월 세아제강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강관 공장, 8월 멕시코 발전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했다. 특히 이해 7월에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해 화공ㆍ산업ㆍ환경으로 나뉘었던 사업부를 화공1ㆍ화공2ㆍI&I(인더스트리얼 앤 인프라) 사업부로 재편했다. I&I사업부는 발전, 철강, 담수, 수처리 운전 및 정비(O&M) 등에 비화공 분야 신상품을 담당하며 손병복 부사장이 지휘토록 했다.
결과는 단기간에 나타났다. 지난해 신규 수주한 9조320억원중 I&I 부문 수주는 4조661억원으로 전년 대비 661.2% 급증하며 45.0%의 비중을 차지했다.
매출액도 1조3961억원으로 역시 전년 대비 82.4% 늘어나 회사 전체 매출(5조2994억원)의 26.3%를 차지 2009년보다 7.3%p 끌어올렸다.
회사측은 미국 플랜트 및 바레인 하수 플랜트 수주로 비화공 분야가 본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화공 부문의 경우 삼성엔지니어링의 브랜드 인지도가 글로벌 대기업에 비해 떨어져 시장 안착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려를 불식시키고 조기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에는 비화공 부문에서 더 많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 사장은 "I&I 분야는 회사가 전략적으로 수년 전부터 꾸준히 시장진출을 준비해 온 분야로 향후 본격적인 성장을 이뤄낼 전망이다"며 "화공과 I&I의 쌍두마차를 축으로 2015년 수주 300억달러, 매출 200억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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