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까지 양사 판매량 600만대 목표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이탈리아의 자동차기업 피아트(사진)가 미국 크라이슬러와 합병하고 현 최고 경영자(CEO)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지휘하에 본사를 미국에 두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아트는 이미 크라이슬러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연말까지 지분을 51%로 늘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피아트와 크라이슬러를 함께 경영하고 있는 마르치오네는 WSJ와 가진 인터뷰에서 크라이슬러가 미국 정부에서 지원 받은 돈을 올해 말까지 다 갚고 나면 이른바 '하나의 기업'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치오네 CEO가 양사 합병을 공식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피아트와 크라이슬러는 이미 긴밀히 협동하고 있다. 피아트는 크라이슬러가 미국 시장에서 '크라이슬러' '닷지' '지프' 브랜드로 팔고 있는 소형 및 중형차를 공급하고 있다. 마르치오네는 또 지프와 다른 크라이슬러 모델을 유럽 피아트 공장에서 조립해 피아트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미국 '빅3' 자동차회사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경영난에 빠져 2009년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지난해 크라이슬러는 6억5200만달러의 적자를 냈는데 마르치오네는 손실의 대부분은 미국 정부 대한 대출상환이자 12억달러 탓이라고 주장했다.
마르치오네는 2014년까지 양사의 연간 생산량을 합계 600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합계 생산량의 두 배에 이른다. 결국 피아트와 크라이슬러를 점진적으로 통합해 GM이나 포드, 도요타, 폭스바겐 등 세계 정상급 자동차 메이커 반열에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마르치오네 CEO는 크라이슬러와 인도 타타 자동차의 합작이 만족스럽지 않다며 타타와 관계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트와 타타가 지분 절반씩을 보유하고 있는 피아트 인도 오토모빌은 지난해 4~12월 판매량이 1만5231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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