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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자끼리 십시일반 품앗이 대출(?)...상환율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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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법원에 파산을 신청하고 면책판결을 받아 빚을 탕감 받은 파산면책자들이 지난해 말 기준 약 54만 명에 육박한다. 이들은 채무를 갚지 못한 과거 이력으로 인해 금융권에서는 리스크가 높은 집단으로 분류돼 대출을 받을 수 없고, 미소금융이나 햇살론 같은 정부의 서민금융 지원정책에서도 철저히 배제된다. 또한 신용카드 한 장 발급 받을 수 없다 보니 병원비같이 갑자기 목돈이 필요한 경우에는 더더욱 막막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면책자들에게 대출을 해 주고도 100% 상환이 이뤄지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특이 이곳은 대출이 이뤄지는 과정이 독특하다.

P2P금융업체 팝펀딩은 2009년 2월부터 다음(DAUM) 면책자클럽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그룹서비스를 실시해 총 31명의 면책자클럽 회원에게 9200만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놀라운 점은 대출자들 중에 이미 8명은 정상적으로 상환을 완료했고, 급여일이 상환일과 맞지 않아 부득이하게 하루 이틀 연체를 하는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연체 없이 상환 중이다.


이처럼 100%의 상환율을 보이는 이유는 독특한 대출 방식 때문이다. 현재 팝펀딩 면책자클럽그룹서비스에 가입한 사람은 280여명. DAUM 면책자클럽 회원수가 1만6000명이 넘지만 단순히 카페회원이라고 해서 누구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카페 자발적으로 활동이 왕성한 우수회원들로 제한하고 있다 보니 상호간 신뢰도가 높고 끈끈한 유대관계를 보이고 있다.

팝펀딩 면책자클럽 그룹원이 대출 신청을 하면 해당 경매가 그룹경매임이 표시가 되고 같은 그룹원들에게 알려진다. 독립된 그룹 게시판을 통해 해당 경매건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고 그룹원들의 십시일반 참여가 이뤄진다. 대출이 진행되는 동안 같은 그룹원들이 얼마나 투자를 했는지가 해당 경매 건에 표시 된다. 그룹경매의 경우 평균 30%∼53%의 그룹원들의 참여가 이뤄지다 보니 이런 그룹원들의 상호 연대의식을 믿고 투자하는 일반인들의 비율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공동체 안에 소속된 사람들의 자금과 그 밖에 있는 일반인들의 자금이 함께 투자되는 일종의 매칭펀드(Matching-Fund)형태로 대출금의 재원이 조성되는 셈이다.


DAUM 면책자클럽을 운영하는 허진씨는 "면책 이후 힘든 상황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뜻을 모으다 보니 회원들끼리 유대관계가 끈끈하다"며 "같은 처지의 회원들이 빌려줬기에 면책자클럽에 누가 되지 않도록 누구보다 성실하게 상환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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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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