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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기업]투명경영→소비자 호응 "이것이 善行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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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中企도 '착한바람'
나노엔텍 2008년 중기 최초 지속가능경영
중소·벤처기업 참여유도 정부 당근책 절실


[착한기업]투명경영→소비자 호응 "이것이 善行학습" 서울 구로 나노엔텍 본사 안에 마련된 '월 오브 페임'. 회사 주요 이해관계자인 직원들을 존중하기 위한 일환으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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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중견기업팀]"중소기업이 무슨 사회적 책임이냐고 하겠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중소기업이라 더 쉬울 수 있는 일이죠."


사회와 공존하는 기업으로서의 책무. 누구나 중요성을 알지만 아무나 실천에 옮기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기업의 규모가 작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에겐 종종 '남의 이야기'가 돼 버린다. 그렇다고 모든 중소기업인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일찌감치 '착한 비즈니스'의 뜻을 간파하고 실천에 옮기거나 그 방법을 찾으려고 애쓰는 기업들이 있다.

국내 9000여 벤처기업의 모임인 벤처기업협회는 최근 '착한 벤처인'이라는 이름의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협회 측이 올해 추진하고 있는 '착한 벤처인 되기' 캠페인의 일환이다. 홈페이지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적 기준(ISO26000)에 맞춘 '벤처 사회적 책임경영 인증제'를 소개하고 참여를 독려한다.


또 소소한 기부에서부터 각종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방법들도 알려준다. 예를 들면 협회와 계약을 맺은 인쇄업체를 통해 명함을 구입할 경우 금액을 할인해주고 수익금 일부를 민간봉사단체에 기부하는 '착한명함 캠페인' 같은 것들이다.


[착한기업]투명경영→소비자 호응 "이것이 善行학습"


박상일 벤처사회적책임위원회 위원장은 "벤처기업은 독자적인 기술과 제품을 개발해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속적 성장으로 사회에 이바지하는 게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라며 "이런 일련의 과정을 체계화 하고 벤처인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게 하려는 게 사업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발전하는 중소기업, 커지는 사회적 책임=협회가 이런 활동에 나선 것은 벤처기업이 2만개를 돌파하는 등 덩치가 커진 만큼 새로운 책임과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는 의식에서다. 실제 중소기업의 사회공헌 비중은 전체 기업 기부금액의 20% 수준에 불과, 중소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확대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사회적 책임경영 인증제 시행은 의미있는 시작일 수 있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든데 인증 같은 게 무슨 소용이랴' 싶겠으나 벤처협회 측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일단 인증에 대해 대기업과 은행권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협회에 따르면 앞으로 더 많은 기업과 정부기관이 인증을 획득한 중소기업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전망이다.


황철주 벤처기업협회장은 "ISO에서 공식 공표한 ISO26000에 대한 벤처기업의 적극적인 대응방안으로 인증제도를 활용하게 유도할 것"이라며 "이 제도를 통해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확산에 벤처기업이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착한기업]투명경영→소비자 호응 "이것이 善行학습"


◆사회적 책임 완수는 지속경영의 주춧돌=의료기기 업체 나노엔텍은 지난 2008년 중소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놨다. 장준근 대표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을 시도하는 벤처기업인 만큼 기존의 기업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회사 입장에서 선뜻 밝히기 어려운 폐기물현황 등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전력·수도 사용으로 인한 환경영향평가를 비롯, 원재료 수급부터 완성품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전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정도를 알기 쉽게 그림으로 정리하고 있다.


회사의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투명한 경영을 실천함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게 장 대표의 의지다. 그는 "중소기업으로서 이런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며 "지나고 나니 오히려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선뜻 시작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회사의 덩치가 작은 만큼 CEO의 강한 의지만 있으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거나 인증을 받는 식의 의사결정이 오히려 쉬울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이런 작업을 통해 각 중소기업 고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도 효율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ISO 26000 환경분야 자문위원인 황상규 세인인포테크 상무는 "ISO26000 수용이 중소 규모 기업들에겐 부담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제적인 표준으로 자리잡은 만큼 국내 중소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선 능동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 많은 참여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 필요=일부 중소기업이나 관련 단체들이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의미 있는 결과물들을 내놓고 있지만, 앞으로의 과제는 이를 체계화 하고 독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의 형성이다.


[착한기업]투명경영→소비자 호응 "이것이 善行학습"

관련 부처인 중소기업청 내에도 이와 관련한 별도 조직이 없을 정도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은 전무한 게 현실이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 산하 지속가능경영원이 매해마다 집계하고 있는 관련보고서 제출현황에 따르면 앞서 언급된 나노엔텍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중소기업일 정도다.


지난해 말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홍일표 의원이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중소기업들의 참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개정안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내리고, 중소기업청이나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련인증 제도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참여를 측면 지원하도록 규정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제공이나 컨설팅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르면 올해 안에 법안이 통과돼 정식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 의원은 "윤리경영, 환경, 인권보호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커졌지만 국가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하고 물리적 자원이 부족해 이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글로벌 무역장벽 등에 대한 중소기업의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경영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중소기업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자는 것이 법안의 취지"라고 말했다.




중견기업팀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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