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지난해 8.8개각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재훈 후보자의 자진사퇴 이후 5개월여간 사실상 수장공백기간을 보낸 지식경제부가 마침내 27일 새 장관을 맞이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최중경 지경부 장관 후보자에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최 후보자는 각종 탈세와 투기의혹 등으로 야당의 집중공세를 받아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되는 등의 시련을 겪은 바 있다. 임명장 수여가 끝나면 최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실물경제부처인 지경부 새 수장으로서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최중경 후보자는 행정고시 22회, 재무부 사무관을 시작으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재무관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금융협력과장, 외화자금과장, 증권제도과장, 국제금융국장 등을 지냈다. 2005년부터 세계은행 상임이사로 선출돼 왕성한 활동을 벌였으며, 외환위기 때에는 국제통화기금(IMF)과 특별지원자금을 협상하기도 했다.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아끼는 후배로 강 위원장이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았을 때 재정부 1차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당시 강 위원장과 과감한 외환시장 정책을 펼치면서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관가에서는"금융분야 전문성을 가진 정통 경제관료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고 탁월한 조정능력과 추진력, 풍부한 정책경험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이명박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 김영환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에 직접 전화를 걸어 "최 후보자가 부족한 데가 있으면 제가 채워서 일을 잘 해나가겠다. 나를 믿고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통과시켜 달라"고 했을 정도로 대통령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한편, 최 후보자의 취임식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에는 2009년 9월 취임 이후 1년 4개월간 지경부를 이끌었던 최경환 장관이 마침내 이임식을 갖고 정치권으로 돌아간다. 재선의원인 최 장관은 국회로 돌아가면 기획재정위원에서 경제전문가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최 장관은 지난해 8.8 개각에서 이재훈 전 산업자원부 차관이 내정되면서 이임을 준비했으나 이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의혹에 자진사퇴해 장관직을 한시적으로 맡아왔다. 그러다 지난해 12.31 개각에서 최중경 후보자가 내정되고 다시 떠날 채비를 했으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되고 야당의 자진사퇴, 지명철회 요구가 거세지면서 당초일정보다 일주일가량 늦은 이날 이임식을 갖고 과천을 떠나게 된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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