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동명의 명작 소설을 영화화한 코미디 블록버스터 '걸리버 여행기'가 27일 개봉을 앞두고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원작에 등장하는 소인국과 거인국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그려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영화 '걸리버 여행기'는 미국 뉴욕 신문사에서 10년째 우편물 담당자로 비루한 삶을 살던 남자가 여행작가라고 허풍을 떨다 버뮤다 삼각지대 취재를 가서 소인국으로 표류한다는 내용을 그렸다.
'걸리버 여행기'가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주인공 걸리버와 극단적인 크기의 차이를 보이는 소인국과 거인국을 묘사하는 방식이다. 이전 영화들은 두 장면을 따로 찍어 합성하는 식으로 이 같은 시각효과를 만들어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걸리버 여행기' 제작진은 새로운 기법을 활용해 훨씬 자연스러운 연기를 이끌어냈다.
극중 소인국 장면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좀 더 수월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일관성 있고 유기적인 세계를 창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듀얼모코(DualMoCo, 'MoCo'는 모션 콘트롤motion control의 약자)라는 카메라 장비였다.
듀얼모코는 컴퓨터 기술을 적용한 카메라 크레인 여러 대로 한 장소에 있는 거인 걸리버 역의 잭 블랙과 소인국 배우들이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촬영하는 장비다. 제작진에 따르면 듀얼모코 카메라가 광범위하게 쓰인 영화는 '걸리버 여행기'가 최초다.
듀얼모코는 복잡한 컴퓨터 테크놀로지와 동시 작동하는 여러 대의 카메라 크레인을 활용해 등장인물들의 키 차이가 아무리 커도 한 장면 안에서 거인인 걸리버와 소인인 '릴리풋' 사람들을 실시간으로 담을 수 있게 했다.
잭 블랙이 그린스크린 앞에서 연기하면서 사운드스테이지의 특정 구역에 있으면 소인국 사람 역을 맡은 배우들이 잭 블랙의 상대편에서 연기하면서 사운드스테이지의 다른 구역에 있는 식으로 진행됐다.
롭 레터맨 감독은 "잭이 다른 배우들과 교감하기를 바랐고 그 교감이 자연스러워 보였으면 했다"면서 "걸리버나 릴리풋 사람들이 모두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보여야 했다"고 말했다.
또 제작자인 그레고리 굿맨은 "잭 블랙이 개미처럼 보이는 소인국 배우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그 장면을 사실적으로 보이게 하고 지금까지 그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장면을 연출하려고 듀얼모코를 썼다"고 설명했다.
소인국 장면의 대부분은 제작 본부였던 영국의 파인우드 스튜디오에 있는 대규모 사운드스테이지에서 촬영됐다.
환상과 실재가 혼재해야 된다는 제작자들의 주문에 따라 미술감독 개빈 보퀘트는 걸리버와 릴리풋 사람의 비율을 22대1로 정하고 촬영을 진행했다. 카메라 한 대가 걸리버를 촬영하면, 다른 카메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22분의 1크기로 소인국 배우를 촬영한 것이다.
듀얼모코 카메라로 인해 '걸리버 여행기'는 거인 걸리버와 소인국 사람들이 한 장면에서 소통하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촬영할 수 있었다. 이같은 장면들은 '걸리버 여행기'에 대한 시각적 만족도를 높여주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27일부터 극장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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