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가치투자동아리의 애널리스트 체험기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유가가 올라가면 무조건 수익률이 높아진다? 지난 2007년의 경우 반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는데 가정의 근거를 말씀해주세요." "사이클 산업에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나요?" "신주인수권부사채(BW) 희석효과 정말 괜찮을까요?"
심사를 맡은 전문가들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여기에 객석에서 지켜보던 이들의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 더해졌다.
"2007년은 공급 과잉의 시기였습니다. 이로 인한 수익 악화로 실제 여러 기업이 퇴출당하기도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예상보다 강도 높은 질문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아는 만큼 적극적인 답변을 이어갔다.
지난 21일 오후 500여명이 서강대 다산관 101호에 꽉 들어찼다. KTB투자증권에서 주최한 '도전! 애널리스트 체험대회' 참가자들과 이들을 응원하는 지원군들, 대회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들이었다.
이들 중 유난히 창백해 보이는 얼굴이 있었다. 이날 경쟁부문에서 두 번째로 발표를 하게 된 부산대학교 가치투자동아리 SMP 리서치팀의 최성열(21, 경제학과)씨였다. 심한 긴장으로 인한 현상인가 했더니 아니란다. 갑작스레 떨어진 기온에 몸이 적응을 못해 오전에 급하게 병원에 들러 주사를 맞고 오게 됐다는 것.
"계속 부산에서 생활하다 이렇게 추운 날씨는 처음이에요. 도로와 인도에 아직 녹지 않은 눈과 얼음이 보이는 것도 색다른 경험입니다."
부산대 SMP 리서치 팀이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도전! 애널리스트 체험대회'에서 부산대 SMP 리서치 팀은 '이수화학, 세제원료 시장에 홈런을 날리다'를 발표해 1위를 차지했다.
최씨와 함께 이날 대회에 참가한 김동범(23, 금융공학과), 조홍석(23, 경제학과), 정현욱(22, 금융공학과), 이혜진(21, 금융공학과)씨는 지난해 9월 동아리에 가입한 신입 기수들이다. 그래서 동아리 차원의 모의투자 같은 건 경험해봤지만 이렇게 심사위원과 관객들 앞에서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는 경험은 처음이라고. 서울에서 치러지는 본선에 참가하기 위해 대회 전날 KTX를 타고 이동해 지인의 집에서 하루 신세를 졌다는 이들에게는 다른 팀들에게는 없었던 '재미있는 고충'도 있었다.
"KTX 동반석은 네 자린데 저희 팀원은 다섯 명이잖아요. 기차 안에서도 발표 준비를 해야 하는데 한 명만 뒷자리에서 고개 쭉 내밀고 합류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결국 팀장인 동범이 형이 양보했죠."
이들은 가치평가, 재무분석, 기업분석, 산업분석, 기타투자 및 리스크로 분야를 나눠 석유화학업체 이수화학을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애널리스트 체험 대회에 대한 정보를 접한 후 준비를 시작했으며 기말고사가 끝난 12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합숙'에 돌입했다. 한 달여가 지난 지금은 발표자뿐만 아니라 전 팀원이 내용을 모두 외우는 지경이 됐다고.
어려웠던 점도 많았다. 분석할 기업을 선정하는 기간이 짧았던 가운데 '사자(BUY)' 의견 리포트로 발표에 제한이 있었던 터에 좋은 점을 중심으로 보려고 하는 함정이 있었다는 것. 덕분에 리스크도 객관적으로 분석해 알리는 일의 중요성을 더 크게 깨달았단다.
이들 5명은 모두 애널리스트가 '꿈'이다.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이 매력 있냐고요? 그 매력은 진작에 느꼈죠." 이번 경험으로 진짜 애널리스트가 되면 자료 접근성이 좀 더 있을 거라는 점을 가장 크게 느꼈고, 따라서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열망은 더 커졌다는 설명이다.
"준비하면서 전문가들은 실제로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보는지 어느 정도 깨달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대회에서 질문을 받다보니 아직 한참 모자라다는 것도 느꼈어요. 예상과 달리 기업분석보다 재무분석 부분에 대한 질문이 훨씬 더 많이 나왔는데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재정비해보고 싶어요."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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