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8일(현지시간) 오후 4시 워싱턴에 도착, 3박4일간의 미국 국빈방문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방문은 1997년 중국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집권하던 시절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을 국빈 방문한 이후 14년만에 처음 있는 중국 최고 지도자의 국빈 방문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또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미국의 뒤를 이은 세계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양국이 경제 협력 뿐 아니라 국제안보, 인권 등 함께 풀어야 할 글로벌 공통 현안을 논의하고 그 동안 마찰이 있었던 환율·무역 문제에 대해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양국에 모두 의미있는 후 주석의 미국 방문인 만큼 미국은 전례 없는 특별한 행사들을 준비하며 영접에 나서고 있다. 후 주석은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전용기편으로 도착했을 때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의 영접을 받았으며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 D.C 시내 중심부는 성조기와 오성홍기로 장식됐다. 후 주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 대통령 가족식당인 '올드 패밀리 다이닝룸'에서 함께 하는 비공식 만찬은 이례적인 이벤트로 주목 받고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 대형 스크린에는 중국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홍보 영상이 주기적으로 상영되고 있다. 매일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매 4분씩 하루 300회 영상을 통한 국가 홍보가 이뤄지며 CNN TV 방송을 통해서도 방영된다. 국가 홍보는 다음달 14일까지 계속된다.
중국에서는 이번 후 주석의 방미로 개선될 양국 관계에 대해 벌써 부터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7개 주요도시 시민 14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이번 방미를 계기로 양국의 마찰이 해결 실마리를 찾고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후 주석은 이날 저녁 워싱턴에서 비공식 만찬을 갖은 이후 19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공동 회견을 통해 정상회담 성과와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저녁에는 양국의 정·재계 지도자 수 백 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백악관 국빈만찬에 참석한다. 최고의 예우를 갖춰 준비되고 있는 국빈만찬에는 50만달러(약 5억5000만원) 이상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일에는 후 주석이 미 의회 상·하원 지도자들과 만나는 자리가 마련된다. 또 양국 재계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양국 관계 정책연설도 할 예정이다. 워싱턴 공식 일정을 마치고는 중국 기업 대표들과 함께 미 중서부 경제중심지인 시카고로 이동, 경제·문화 시찰 일정을 보내고 21일 귀국한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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