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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수 네오플램 대표 "빨간팬·노란팬 히트칠줄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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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수 네오플램 대표 "빨간팬·노란팬 히트칠줄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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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세계적 화학회사 마이크로반은 2006년 8월 낯선 한국인으로부터 황당한 제안을 받았다. 자신들의 항균물질을 매년 무조건 50만불 어치씩 사겠다는 것이다. 대신 이 항균물질을 주방용품 '도마'를 만드는 다른 업체에겐 팔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이래저래 손해볼 게 없는 제안이란 생각에 마이크로반은 계약을 맺는다. 이후 이 한국인은 마이크로반 항균도마를 제작, 지난해 전 세계에서만 800만개를 팔았다. 주방생활용품 전문업체 네오플램의 대표 박창수 씨 이야기다.

당시 박 대표가 제안한 50만불이란 금액은 회사 자본금 전액이었다. 그야말로 '올인'한 것이다. 큰 도박을 한 셈이라는 질문에 그는 웃는다.


"회사 설립 전 오랫동안 제품 유통을 지켜봤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게 뭔지 알고 있었습니다. 성공하리라는 자신감이 있었죠."

그는 회계사로서 20여년간 주방용품 유통인들과 교류를 해왔다. 그 중 뜻이 맞는 지인들과 설립한 회사가 네오플램이다. 박 대표는 "회계사는 회사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지켜보는 입장이기 때문에 장점과 문제을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다. 네오플램은 지난 4년간 소비자 니즈를 정확히 파악, 제품을 출시해 왔다. 대표적인 게 업계 최초로 내놓은 세라믹 프라이팬인 '에콜론팬'. 천연 소재인 세라믹을 활용해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외관도 눈에 띈다. 검정색 일색이던 프라이팬 시장에서 보기 드물게 총천연색 제품을 내놨다. 소비자는 열광했다.


"지난해 회사 제품 중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시장 반응이 뜨거우니 유사품도 많이 나왔어요. 저도 자세히 봐야만 저희 제품인지 알아챌 정도입니다. 하하"


그는 "영혼이 오래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 경영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최근 화두인 '지속가능경영'이다.


"매번 발전하고 더 좋게 변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게 제가 회계사에서 경영일선에 들어온 이유입니다."


네오플램은 지난해 설립 4년 만에 매출 950억원을 올렸다. 2006년 90억원에 비해 1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올해 목표액은 약1700억원이다. 놀랄 만한 성장세다.


이 회사의 성장세는 직원 분포에서도 알 수 있다. 현재 본사에 있는 113명 직원 중 80% 가량이 최근 1년 반 내에 뽑힌 직원들이다. 지난해 50여명을 채용했고 올해도 40여명이 계획돼 있다.


경영인이 된 후 언제가 가장 힘들었냐는 질문에 그는 "사업하면 힘들지 않은 순간이 없다. 개인 시간은 많이 줄었지만 재밌고 보람되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약 27년간 회계사로 일한 그가 이제서야 천직(天職)을 찾은듯 보였다.




이승종 기자 hanar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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