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1960년에서야 '흑인 출전' 허용, 선구자는 시포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흑인골퍼' 조셉 브람렛(미국)이 'PGA 데뷔전'을 치르면서 미국 흑인골퍼들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Q)스쿨 최종전 공동 16위로 2011시즌 풀시드를 확보한 브람렛은 15일(한국시간) 하와이주 호놀룰루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ㆍ7068야드)에서 개막한 소니오픈(총상금 550만 달러)에 출전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두번째 미국인 흑인선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브람렛은 더욱이 우즈의 스탠퍼드 대학 후배라서 관심이 더해졌다. 우즈 역시 브람렛이 Q스쿨에 합격하자 트위터를 통해 "진심으로 합격을 축하한다"면서 "1년 내내 손목 부상에 시달린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이고, 2011시즌 활약이 기대된다"고 반갑게 맞았다.
우즈가 지구촌 골프계를 장악한지 10년 이상이 지났지만 아직도 미국의 흑인골퍼들은 그 활약이 미미하다. 골프는 '백인들의 전유물'이라는 뿌리 깊은 의식 때문이다. 불과 반세기전만 해도 흑인들은 프로대회 출전이 아예 금지됐다. 흑인 최초로 PGA투어에 출전한 찰리 시포드의 자서전 제목이 그래서 '단지 플레이만 할 수 있게 해 달라(Just Let me play)'였다.
당시 흑인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는 상금 규모가 작은 UGA(United Golf Association)투어가 유일했다. 시포드를 포함해 빌 스필러와 테디 로즈 등 PGA투어에서 입성하고 싶어 했던 흑인선수들에게는 당연히 수난이 뒤따랐다. 우여곡절 끝에 1952년 피닉스오픈에 참가한 시포드는 첫번째 홀 그린에 올라가자 홀 안에 인분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한 적도 있었다.
PGA투어가 '백인만이 PGA멤버가 될 수 있다'는 규정을 바꾼 게 1960년이다. 시포드는 마침내 투어카드를 받았고, 1년 뒤인 1961년 흑인 최초로 그레이터그린스보로오픈에 출전했지만 훗날 자서전에서는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고 회고했다. 시포드는 그래도 불굴의 의지로 1967년 그레이터하트포드오픈에서 흑인 최초로 PGA투어 우승컵을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꿈의 무대' 마스터스는 더욱 '인종장벽'이 심했다. 흑인들이 이 대회 개최지 오거스타내셔널의 그린을 밟아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백인의 캐디가 되는 것뿐이었다. 마스터스를 최초로 정복한 선수가 바로 우즈다. 아마추어골프계를 평정했던 우즈는 1995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프로에 데뷔했고, 2년 후인 1997년 흑인 최초로 '그린재킷'을 입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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