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고용지표 부진에 발목 잡히며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틀간의 상승세를 접고 내림세로 돌아선 것.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대비 23.54포인트(0.20%) 하락한 1만1731.90으로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일 대비 2.20포인트(0.17%) 내린 1283.76으로,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2.04포인트(0.07%) 떨어진 2735.2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국에서는 모두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무역수지, 생산자물가지수(PPI)등 모두 세 건의 경제지표가 발표됐다.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 밖의 증가로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고, 무역수지는 수출확대에 따라 적자폭이 줄어들었다. PPI는 전월 대비 1.1% 상승했다.
세 건의 지표는 영향이 서로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시장에서는 부진한 고용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 고용지표 부진, 회복 둔화 우려 확산=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 8일을 기준으로 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 대비 3만5000건 늘어난 44만5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 40만5000건을 웃도는 기록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많은 숫자를 보였다.
연말 연휴 시즌을 마무리하고, 실업자들이 실업급여 신청을 대폭 늘리면서 예상 밖으로 실업급여 신청자가 늘어난 것. 실업급여 신청자의 4주 평균치는 5500건 증가한 41만6500명으로 집계됐다.
레이몬드 제임스 앤 어소시에이트의 스코트 브라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수요가 확실히 늘어나고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지 않는 이상 고용을 크게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고용지표 부진은 결국 소비감소로 연결되고, 이는 경기 회복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심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역수지 적자 감소, PPI는 상승=지난해 11월 미국 무역적자가 10개월래 최소 수준으로 줄었다. 미 상무부는 11월 무역수지 적자가 383억달러로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해외시장의 성장과 달러 약세에 따라 수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무역적자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시간 미 노동부는 12월 PPI가 전월대비 1.1% 상승했다고 밝혔다. 0.8% 상승하는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기록이다. 유류비와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PPI가 기대이상으로 뛰어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변동폭이 큰 에너지 비용과 식품 가격을 제외한 핵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무역수지와 PPI는 시장에서 호재로 평가됐지만 이날은 부진한 고용지표에 눌려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원자재 관려주 급락=이날 주가는 원자재 관련주가 1.8%폭으로 떨어지면서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확산되면서 원자재 관련주가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는 전일 대비 3.1% 폭으로 하락하면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에너지 기업인 코노코필립스는 전일 대비 2.3% 이상 하락했고, 머크도 6.8% 폭으로 하락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국제유가 소폭 하락=국제유가는 고용지표 부진과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소폭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46센트(0.5%) 떨어진 배럴당 91.4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국채 발행 성공 이후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유가가 다소 상승했다. 그러나 고용지표의 부진이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면서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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