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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錢·畜·住·北 때문에…집단우울증 빠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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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악재에 대한민국이 우울하다

人·錢·畜·住·北 때문에…집단우울증 빠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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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143만마리·피해액 1조원 넘어

人·錢·畜·住·北 때문에…집단우울증 빠진 대한민국

구제역이 40여일을 훌쩍 넘기면서 이제는 지역 민심마저 흔들리고 있다. 보상금은 100% 지원되고 있지만 '구제역 발생지'라는 악몽을 떨쳐내기에는 시간이 다소 필요하기 때문이다. 살처분 가축은 143만마리에 달하고 피해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최근 몇 년새 소ㆍ돼지고기의 공급량이 부쩍 늘어 시장에서 발생할 문제는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지만 수년을 길러온 가축을 '단말마'의 고통 속에 보내는 농가 주인들의 속내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11일 현재 지금까지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은 6개 시ㆍ도, 119곳이다. 방역당국은 예방접종 지역을 확대하고 청정지역인 전라도에 최후의 방어선을 친 상황이지만 뚫리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남하하는 구제역과 달리 AI(조류인플루엔자)는 수도권을 향해 북상하고 있다. 가축병이 전국에 돌고 있다는 이야기다. 확산세 역시 구제역 못지않다. 지난달 31일을 시작으로 불과 열흘만에 4개 도, 6개 시ㆍ군으로 퍼져 이제는 수도권을 위협하고 있다.

문제는 살처분한 닭과 오리가 60만마리를 넘어섰지만 당국은 감염경로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초 감염원을 철새라고 지목하고 있지만 이후의 감염경로를 확인하지 못해 선제적인 방역이 어려운 상황이다.사태가 종식된다하더라고 후유증은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구제역과 AI로 축산농가의 의지가 쉽게 살아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다 일부 지역의 경우에는 시장출하는 고사하고 가축생산에만 최소 2년을 몰입해야하기 때문이다.


공공요금·채소값 대체 안오른게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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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비상으로 서민 가계에 주름이 늘고 새해벽두부터 민심이 흉흉하다. 지난해말까지만해도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에 이은 경기회복의 흐름과 G20(주요20개국)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로 신묘년 새해에는 기쁘고 즐거운 일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대를 저버린 셈이다. 배추파동이 잠잠해지고 정부가 올해 물가상승률을 3%선에서 잡겠다고 공언한것과 달리 신선식품등 장바구니물가는 물론 전기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과 이미용료, 통신비 등 각종 서비스요금이 가파르게 올라 서민생활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5.3% 올라 2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근 불안해진 소비자 물가의 오름 폭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 새해 시장 물가도 심상치 않다. 배춧값이 다시 오르고, 작황이 좋지 않았던 사과와 배 가격도 뛰고 있다. 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의 지난 7일 도매가격 시황에 따르면 배추는 1주일 전보다 29%, 1년 전보다는 242%나 올랐다. 콩, 팥, 녹두, 감자의도매가격은 평년보다 2배 가량 비싸졌고 고등어와 갈치는 30% 안팎 상승했다. 정부가 11일 설민생대책과 13일 물가대책을 내놓아도 얼마나 약발이 먹힐지 정부조차 장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새경제팀도 지난 10일 청와대 서별관에서 열린 첫 경제금융점검회의에서 "최근 물가 불안으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올해 물가 불안이 1분기에 가장 심할 것이니 만큼 반드시 물가를 잡아야한다"며 물가총력전을 다짐하기도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알제리에서 식량가격에 항의하는 폭동이 일어나고 태국에서는 식용유 생산이 줄었다는 소문에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는 등 식량 부족에 대한 공포 심리도 확산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물가잡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정부지 전셋값 서민들 "어디서 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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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꺼진 집'이라는 비아냥도 이젠 옛말이 된 것 같다. 전세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서 대단지 새 아파트로 수요자들이 몰려오고 있다."


수원과 용인, 일산 등 대표적인 미분양 아파트들이 빛을 보고 있다. 신도시의 새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높지만 가격대는 도심보다 낮아 전세난에 허덕이는 수요자들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은 후 누구도 살지 않은 새 집인데다 편의시설도 최신식이라는 이점도 있다. 기존 집을 처분하지 못한 집주인들이 새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으려는 수요까지 가세, 세입자와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서민들이 도심에서 주요 신도시의 신규 입주단지로 옮기는 사례들은 근래들어 보기 힘든 전세난에서 촉발됐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조사'를 보면 전국 전셋값은 2009년 3월부터 22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한 해 7.1%나 올랐다. 2002년 10.1%의 상승률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이렇다보니 부쩍 수은주가 내려가며 차가워진 날씨 속에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고단해지고 마음은 편치 않다. 도심에서 밀려난 서글픈 이사행렬은 전세살이의 설움에 다름 아니다.


전셋값이 이처럼 고공행진을 벌이며 미분양 단지의 전세수요가 치솟는 것은 공급부족에다 매매기피 현상이 어우러진 결과로 지적된다. KB국민은행이 부동산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는 응답이 80.7%를 차지했다. 공급이 많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16.9%만이 수급상황이 균형적이라는 답변을 했다. 더욱이 수요자들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접으며 매매에 나서지 않고 전세살이를 자처, 전세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반복된 오만한 인사…당·청 갈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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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한나라당 간의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를 둘러싼 갈등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집권 4년차를 맞은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이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김태호 총리 후보자 낙마 등 인사 난맥상이 또다시 부각되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이 1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를 촉구하자,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이번에 보여준 절차와 방식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정 후보자의 사퇴 여부와는 별개로 청와대와 교감없이 여당이 독자적인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청와대에 끌려만 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더욱 확고히하고 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잘못된 정부 인사ㆍ정책을 보다 냉철하고 치열하게 바로잡고 바꿔야 역사와 국민 앞에 당당한 한나라당이 될 것"이라고 했고, 서병수 최고위원도 "대통령 비서 출신을 감사원장에 임명하는게 정당하고 헌법정신에 부합하는지 치열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은 11일 "그동안 정상적이지 못한 당ㆍ청 관계가 정상으로 작동하는 것"이라며 "집권여당과 긴밀한 소통이 기본 될 때는 탄탄한 국정운영이 되지만, 여당을 통과의례로 판단하면 계속 불협화음이 들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마침내 레임덕이 왔다"며 올들어 급속하게 바뀌고 있는 당내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의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며 "국정운영에 어려움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사태를 놓고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계속되는 인사실패가 이 대통령의 고집스러운 인사 스타일 때문인지, 임태희 실장 등 대통령 참모진이 인사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인지에 대해 따져봐야 한다"며 "책임을 물을 것이 있으면 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대화 실종·강경 일변도로 분위기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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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연이어 당국자회담 등 대화를 제의하며 평화공세를 펴고 있지만 남북관계는 여전히 풍전등화(風前燈火)처럼 위태롭기만 하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대화 제의에 천안함ㆍ연평도ㆍ비핵화 문제에 대한 논의를 당국자회담에서 진행하자고 역제안했다.


하지만 북한이 논의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대화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그동안 천안함이 북측 소행이 아니며, 연평도 도발은 남측이 먼저 훈련을 한 것이라는 억지주장을 펴왔다. 특히 비핵화문제는 우리정부보다 미국과 논의하기를 원한다며 우리측과의 대화를 회피해왔다.


통일부 관계자는 11일 "북한의 대화 제의는 위장 평화공세"라고 평가하며 "금강산 피살사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 등으로 막대한 우리 국민의 희생을 초래하고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경제지원과 원조를 받기 위한 회담만 제의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북전문가들도 남북대화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일연구원 서재진 원장은 "북한이 대화를 제의하며 평화공세를 펴는 것은 이달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안보리 제재를 풀기 위한 것"이라며 "대화제의를 통해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순간만 벗어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천안함사건과 연평도 도발에 이어 군사적 대치상황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북한은 백령도와 연평도 북쪽 서해안에 사거리 12㎞의 76.2㎜ 해안포를 비롯한 내륙지역에 20㎞의 122㎜ 방사포 등을 밀집 배치해 놓고 있다. 북한 포병부대는 대비태세 지침 격상에 따라 방사포 일부를 전방지역으로 이동할 태세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르면 3월중 핵실험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방북한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을 통해 밝힌 영변지역 '실험용 경수로' 건설도 북한의 또 다른 핵 카드로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함바게이트·상습도박 무너진 공직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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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찰청장 등 고위 공직자들이 무더기로 연루된 '함바집 비리'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공직기강이 허물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새해가 열리자마자 상습도박 공무원 수십명이 한꺼번에 적발된 직후에 이런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직사회 전반이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졌다.


함바집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함바집 운영권 브로커 유모씨에게서 경찰 인사 청탁과 함께 2009년 1억원대 금품을 받고 유씨가 구속되기 전에 4000만원을 건네며 해외도피를 권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지난 10일 불러 조사했다.


검찰 수사는 경찰과 정치권 등 공직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유씨한테서 3500만원을 받았다는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이 소환을 앞두고 있고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의원 2~3명과 전직 장차관, 전현직 공기업 대표 등 상당수가 수사 선상에 올랐다. 경찰 출신 청와대 내부감찰팀장까지 의혹에 연루돼 사표를 냈다. 수사 대상이 수십명에 이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씨가 경찰 고위층과의 인맥을 바탕으로 함바집 운영권 뿐 아니라 경찰 내부 인사와 관련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되자 조현오 경찰청장은 전국의 총경 이상 지휘관에게 유씨와 만났거나 금품을 받은 적이 있으면 양심고백하라고 지시하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이에 앞서 새해 벽두부터 감사원이 최근 직무감찰에서 강원랜드 카지노를 드나들며 상습 도박을 벌인 공무원 50여명을 적발하기도 했다. 적발된 사람들 중에는 경제관련 정부부처 출신 차관보급 인사, 도로공사 지사장급 임원 등 고위 공직자 상당수가 포함됐다.



소민호 기자 smh@
조영주 기자 yjcho@
이경호 기자 gungho@
양낙규 기자 if@
배경환 기자 khbae@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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