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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두려워하지 말고 ‘민낯’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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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문가 김기수 박사가 분석한 <차이나 리스크>

중국 두려워하지 말고 ‘민낯’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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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으로 미국 상대 될 수 없어… 한국경제 미치는 영향도 과대평가


지난 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세종연구소는 온통 새하얀 페인트를 칠한 듯 ‘흰색’이었다. 며칠 전 내린 눈이 한국해외봉사단(KOICA) 건물을 지나 이 민간 싱크탱크로 통하는 길을 수북이 덮었다. 세종연구소는 좌에서 우까지, 이념 스펙트럼이 다른 정책 당국자 배출의 요람이다.


참여정부 외교안보정책의 상징이던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이 연구소 출신이다. 또 햇볕 정책을 비판하며 집권에 성공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최고담당자인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이 싱크탱크를 거쳤다. 세종 연구소가 미국의 ‘랜드연구소’에 비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기수 박사는 한국판 랜드연구소의 터줏대감 격이다. 이 연구소의 국제정치경제 연구실장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30세 이립(而立)의 나이에 세종연구소에 둥지를 틀었다.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국제정치경제 전문가로,
《중국 도대체 왜 이러나》는 책을 출간하며 중국의 허상을 숨김없이 파헤친 중국통이기도 하다.


“중국의 경제성장에 대한 경외감을 버리고, 그 맨얼굴을 정확히 직시하라"는 것이 김박사의 주문이다. 중국은 요즘 욱일승천(旭日昇天)의 기세다. 일본과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으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매년 10%가까운 초고속성장을 하며 국력이 커지자, 팍스 아메리카 시대를 종식할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김 박사는 이러한 분석이 대부분 한국인들의 중국 콤플렉스를 반영하는 허상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이성적 사고보다는 감성적 접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 김 박사는 중국이 항공모함 운용에 나선다는 한 줄의 신문 기사를 화제에 올렸다.


이 기사는 한국인들의 중국 콤플렉스를 엿보는 창(窓)이다. “태국이 공해상에서 해적이나 잡는 용도로 항공모함을 사용하는 것도 항모 운항을 뒷받침할 시스템의 부재 탓이 큽니다.” 중국 해군도 항공모함 운영 노하우를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


중국이 항공모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이지스함은 물론, 바닷 속에서 항공모함을 호위할 원자력 잠수함도 확보해야 한다. 자국의 영해를 떠나, 공해상에서 장기간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형 원자력 엔진기술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 박사의 설명이다.


미국은 항공모함 활주로 이륙에 나선 전투기를 공중으로 순식간에 들어 올리는 추진체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중국이 이 모든 기술을 갖추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중국이 고물 항공모함을 사들였다는 정보는 한국인들의 콤플렉스를 자양분으로 가지치기를 한다.


김 박사는 요소 투입에 방점을 둔 중국식 발전 모델도 허구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자본주의 발전의 길에는 결코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



중국식 경제 발전모델 따위는 없다


김 박사는 <자본의 전략>을 집필한 예일대의 천즈우 교수의 발언을 인용한다. 그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기묘한 동거체제는 중국의 현실을 상징한다고 지적한다. 중국 경제는 권력과 금권이 분리되기 이전 단계의 후진 자본주의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위키 리크스의 최근 폭로로 드러났듯이, 중국의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9명의 정치 엘리트가 중국 경제의 일정 부분을 분할 통치하는 구도입니다. 후진타오 주석의 사위가 정보통신산업을, 원자바오 총리의 가족이 보석산업을 주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청백리 관료의 대명사로 불리는 후진타오 국가 주석, 원자바오 총리의 맨얼굴이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사회주의·자본주의의 불안한 동거이다. 지난 1991년 천안문 사태는 그 전조였다. 등소평은 개혁 개방의 깃발을 치켜든 채 중국인들의 삶을 바꾸었지만, 경제 발전과 더불어 확대되는 도농의 빈부 격차는 농심을 들끓게 한 기폭제였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는 중국사회의 오랜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농민공들이 시골로 돌아가면서, 이들을 다독이는 일이 중국 수뇌부의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김 박사는 중국이 북한을 감싸안는 것도 심모원려의 산물이라고 분석한다. 중국인들의 불만을 밖으로 돌려 중국 사회의 분열을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것. 하지만 북중 관계 강화의 후폭풍은 매우 거세다.



권력의 집중은 부패를 부르고, 이러한 부패는 빈부격차를 확대하고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중국경제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남북한 국지전 가능성 크지 않아


“일본이 MB 정부를 상대로 군사합동훈련을 제안했어요. 중국의 북한 감싸기는 한반도에 강력한 충격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미국이 북한과 중국의 합종에 공동 대응할 빌미를 주고 있다는 것.


중국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중국은 지정학적으로도 미국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 미국은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반면 중국은 국경선이 너무 길고, 인접국의 수도 부지기수다.


양면전쟁, 삼면전쟁에 노출되기 쉬운 지리적 조건이라는 것. 미국은 몽골에 군사기지를 운용 중인 가운데 베트남도 동맹에 끌어들여 중국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와 상하이 동맹을 체결하는 등 합종연횡에 적극적이지만, 양국의 사이는 물과 기름이라는 한계가 뚜렸하다.


중국이 미국을 압박할 현실적인 제재 수단이 없다는 점도 뚜렷한 한계이다. 중국이 사들인 미국 재무부 채권도 전체 발행량의 7%에 불과하다는 것이 김 박사의 분석. 그는 이 국채를 투매해도 미국 경제에 미칠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북중 양측이 올해도 ‘혈맹(血盟)’의 관계를 강조하며, 한걸음씩 더 다가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 정세에 정통한 북한이 한반도에 사활적 이해관계가 달린 미국을 거스르면서까지, 군사 도발을 감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북한의 권력 엘리트들을 회유할 통치자금 확보를 위해서라도 부단히 남측과 접촉에 나설 김정일· 김정은 부자가 서해에 항공모험까지 동원한 미국의 신호를 흘려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


"국가체제의 정비와 발전이라는 맥락에서 중국은 한국이 지난 50년간 쌓아올린 업적을 배우고 따라오기에도 벅찬 상황입니다. 미국과의 패권전쟁은 경쟁이 성립되지 않을 만큼 역부족입니다. 한국인들도 이러한 중국의 맨얼굴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코노믹리뷰 박영환 기자 yung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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