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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기행] "古城 아래서" 체코 카를슈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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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기행] "古城 아래서" 체코 카를슈테인 체코를 대표하는 카를슈테인성 아래 골프장이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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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관광객이 넘치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

우리나라 남한 면적의 3분의 1, 인구는 1300만명에 불과하지만 연간 관광객은 10배인 1억명이 넘는 곳이다. 하지만 체코관광청의 초청으로 도착한 프라하공항에 골프백을 든 사람은 한국에서 온 골프칼럼니스트인 조주청씨와 필자, 단 둘뿐이었다. 수도 프라하에 여장을 풀고, 말로만 듣던 명문골프장 카를슈테인으로 향했다.


자동차로 40분 정도 남서쪽을 향해 40km를 달리니 동화에나 나올 법한 카를슈테인성이 언덕 위에서 위용을 자랑한다. 체코를 대표하는 고딕 양식의 고성으로 14세기 카를4세가 건축했고, 지금은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고풍스러운 성 바로 아래 바로 골프장이 있다.

캐나다의 레 프루베와 진 에렘코가 보헤미아 평원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려 뒤편의 카를슈테인성과 조화를 이루는데 초점을 맞춰 설계했다. 1993년, 전장 6916야드에 18홀(파72) 규모로 완성됐다. 2007년 가을 9홀이 추가되어 현재는 27홀이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클럽하우스에서 내려다보니 콩밭과 감자밭, 밀밭이 어우러진 구릉 지대가 온통 황금물결이다.


아름다운 고성을 향해 백구를 날리니 공이 마치 성안으로 날아 들어갈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환상적인 기분이다. 코스는 그러나 1997년부터 유러피언(EPGA)투어가 개최될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 페어웨이는 좁고, 좌우 도그렉 홀에 83개의 벙커와 두 개의 연못이 있다. '보기는 쉽게, 버디는 어렵게' 조성됐다는 지배인의 설명이다.


시그니처 홀은 연못을 넘기는 14번홀(파3ㆍ200야드)이다. 보기만 해도 행운이라는 이 홀에서 필자는 3번 우드로 친 티 샷으로 볼을 핀에 붙어 버디를 낚았다. 13홀 내내 잃었던 50달러를 한꺼번에 회복하는 짜릿함도 더해졌다. 그래도 스코어는 90타를 넘겨 체면을 구겼다.


18번홀은 언덕 위에서 클럽하우스를 내려다보고 티 샷을 하는 우측 도그렉 홀이다. 마지막 홀답게 페어웨이가 넓어 티 샷은 별 문제가 없지만 그린이 까다롭다. 심한 내리막이다. 라운드 후 붉게 타는 저녁노을 속의 카를슈테인성을 바라보며 체코산 필너스맥주와 통돼지 바비큐로 아쉬움을 달랬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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