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KBS2 새 월화드라마 '드림하이'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박진영과 배용준이 손을 맞잡은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드림하이'는 아이돌 스타들을 '작정하고' 내세운 드라마답게 3일 오후 방송된 첫 회부터 화려한 '아이돌 잔치'를 벌였다.
미쓰에이 수지를 비롯해 2PM의 택연과 우영, 티아라 은정이 출연했고 아이유가 인형 탈을 쓰고 나타났다. 배용준이 기린예고 이사장으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4일 오후 박진영과 김수현의 출연도 예고됐다.
하지만 첫 회시청률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결과 첫 회 방송분은 10.7%를 기록했다. 두자릿수를 간신히 찍긴 했지만 인기절정의 아이돌 스타들과 배용준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것 치고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당장의 시청률보다 우려스러운 건 첫 회 방송분을 놓고 많은 시청자들은 향후 드라마에 대한 기대보다는 걱정의 눈길을 보냈다는 점이다.
바로 주연급 연기자들 가운데 드라마를 힘있게 끌고 나갈 배우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첫 연기 도전인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는 1회를 혼자 끌고가다시피 했다. 그러나 연기 데뷔와 동시에 주연을 꿰찬 것이 무리수가 아니었냐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수지는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줄리어드 음대에서 기린예고로 방향을 튼 고혜미로 출연했다. 출중한 실력은 갖고 있지만 자신의 꿈이 좌절된 데 대한 독기가 서려 있는 역할이다. 특히 1회 마지막 오디션 장면에서 은정과 대결을 펼치면서 향후 갈등을 예고했다. 드라마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표정연기와 발음에서 큰 아쉬움을 자아냈다. 특히 비중이 큰 주연이었기에 수지의 아쉬운 연기가 더욱 눈에 띄었다.
은정은 아역 출신 연기자인데다 '커피하우스'에서 한 차례 주연을 맡은 터여서 확실히 안정된 연기를 펼쳤고 '신데렐라 언니'를 통해 연기 데뷔한 택연도 한층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수지의 연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자들을 가슴 졸이게 해 향후 드라마 진행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한 시청자는 게시판에 "이렇게 비중이 큰 배우가 시청자가 보기에 불편한 연기를 한다면 당연히 아쉬운 소리를 들어도 어쩔 수 없다. 토닥여주고 하는 건 스태프와 동료 배우들이 해주면 된다. 프로들만 살아남는 무대에서 '처음치고는 잘 한다'는 말은 있을 수 없다"며 수지의 어색한 연기에 따끔한 비판을 가했다.
문제는 아이돌 스타 뿐 아니라 중견 연기자급에서도 드라마를 추진력있게 이끌고 갈 배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기 경험이 얕은 아이돌 스타들을 데리고 출발했다면 이들의 연기력을 커버해줄 중견배우와 감초 연기자들의 몫과 균형감도 필요한 터. 하지만 안타깝게도 무게감있게, 감칠맛나게 드라마에 힘을 보탤 만한 배우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돌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연들이 가벼운 웃음코드로만 장착한 느낌이어서 시청자들을 더욱 맥빠지게 했다.
이 때문에 '드림하이'가 풀어낼 '아이돌 잔치'는 더욱 우려스럽다. 과연 빛깔만 좋고 실속은 없는 드라마로 그칠 지 아니면 초호화 캐스팅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지는 좀더 두고볼 일이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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