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기농대회 적극 동참 vs 언급조차 없어…
[아시아경제 김정수 기자] 김문수 경기지사가 지난 29일 팔당유기농가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그동안의 유기농가 왜곡홍보에 대해 사과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팔당 유기농가들은 경기도가 이날 낸 보도자료에 김 지사의 사과에 대해 언급하지 않자 항의하고 나섰다.
또 세계유기농대회 적극 동참 여부에 대해서도 간담회에서는 언급조차 없었는데 경기도는 팔당유기농가들이 적극동참하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30일 간담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7개농가 농민들은 요구사항을 전달하며 ‘우리는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입장이 아니고 이와 관련해 왜곡 발표가 없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김문수 지사에게 전달했다.
이날 두물머리 7개 농가가 경기도에 요구한 6개 사항은 ▲이주 시 영농지원을 비롯해 유기농 왜곡홍보에 대한 도지사 공식사과 ▲세계유기농대회 때까지 공사 중단 ▲유기농시범포 설치 ▲두물머리 자연상태 보존 ▲농지보존활동 중 발생한 법적사항 해결 ▲민관협의기구 설치 등이다.
◇ 김문수 지사 왜곡 홍보 사과여부 =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유기농가들은 유기농 왜곡홍보에 대한 사과요구에 김 지사가 직접 사과했다고 밝히고 있다.
두물머리 7개농가는 “유기농이 팔당호 수질을 오염시킨다는 경기도의 왜곡홍보에 대해 김문수 지사의 공식사과를 요구했고 이에 김문수 지사가 직접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에 팔당공대위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팔당유기농이 수질을 오염시키고 발암물질을 생성한다고 주장해 농민들 가슴에 상처를 냈는데 이제라도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한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말로만 사과하고 끝낼 게 아니라 팔당호의 심각한 오염을 불러올 팔당유기농지 공원화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이날 간담회 결과를 토대로 언론사에 배포한 ‘팔당 유기농가, 경기도 이전제안 받아들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 이런 부분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지사가 유감보다 강한 어조로 사과한 것이 맞다. 농가들이 주장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사는 이 자리에서 유기농가들의 수로건설 반대에 대해 전면재검토하겠다고 밝혀 박수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세계유기농대회 적극 동참 VS 언급조차 안해 = 유기농가들이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세계유기농대회에 적극동참하겠다고 밝혔다는 경기도의 입장도 전혀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는 이날 “유기농가들이 정부시책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 대회개최 관련 논란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7개 농가는 유기농대회는 이날 의제도 아니었고 언급도 없었으며 적극 동참 등의 표현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농민은 “7개농가 농민들이 요구한 6개 사항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세계유기농대회 적극 동참’ 등 경기도가 아전인수식으로 발표해 황당하다”며 “향후 협의를 시작하기 위한 자리였음에도 마치 모든 것이 타결된 것처럼 보도자료를 내 안타깝다”고 밝혔다.
팔당공대위는 “이진찬 농정국장은 두물머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기농대회는 논바닥에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팔당유기농가가 없어도 가능하다’고 말해 놓고, 이제 와서 7농가가 이주에 합의해 유기농대회 논란이 끝난 것처럼 발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유기농가들의 검찰 기소사건에 대해선 선처를 구하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며 “유기농가들이 반대한 수로건설도 지사가 직접 전면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정수 기자 k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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