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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블랙컨슈머' 피해, 기업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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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블랙컨슈머' 피해, 기업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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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일명 '쥐 식빵' 사건의 제보자가 경쟁빵집의 주인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식품 이물질 혼입 문제는 그 자체로도 업계에 타격을 주는 커다란 사건이다.


특히 이번 일의 경우 경쟁자에 대한 음해성 자작극일 가능성도 있어 업계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동종업계에서의 음해성 경쟁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실추시켜 업계 전체가 유무형의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매한 상품에 대해 보상금 등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라고 한다.


이같은 블랙 컨슈머 문제는 식품업계에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8년 '지렁이 단팥빵' 사건이 대표적이다. 단팥빵에 지렁이를 넣고 업체에 5000만원을 요구하던 남성은 결국 사기죄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식품업계에서는 이번 쥐 파동으로 2008년의 악몽이 다시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당시 이물질 파동으로 소비자의 불신 및 불안이 고조돼 업계 전체가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또다른 문제는 블랙 컨슈머들이 활개를 칠수록 그 비용은 고스란히 원가에 계상돼, 선량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는 점이다. 불량 민원으로 인해 판매관리비 등이 누적돼 결국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물론, 선의의 피해자들까지 블랙컨슈머로 의심을 당하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업체 입장에서는 조용히(?) 처리하기 위해 블랙 컨슈머와 타협을 해야 하고, 이것은 또 다른 블랙 컨슈머를 양산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기업과 소비자는 수레의 두 바퀴처럼 공존의 관계다. 이번 사건은 현재 진실 공방이 한창이지만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업계 전체에 적잖은 피해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업계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의식수준이 한층 성숙해지길 바랄 뿐이다. 특히 블랙 컨슈머의 근본적인 차단을 위한 정부차원의 강력한 대응체계도 갖춰져야 할 것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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