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경록 기자]MBC수목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이 16회를 마지막으로 드디어 길지 않았던 장정을 마무리했다.
방영 초 '즐거운 나의 집'은 시청률 메이커인 김혜수, 황신혜라는 대스타를 앞세우고 시청률 사냥에 나섰으나 10% 초반대를 넘지 못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냈다. 결과적이지만 시청률에 대한 잣대에서 실패한 드라마라는 오명에는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즐거운 나의 집'이 실패한 것만은 아니다. 비록 시청률이 나오지 못해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몇몇 '의미' 있는 드라마였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새로운 형식의 웰 메이드한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은 부부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미스터리 스릴러로 풀어내며 매회 긴박한 전개로 새로운 형식의 웰 메이드한 드라마라는 평가를 남겼다.
실제로 드라마 여러 면에서 공을 들인 흔적이 엿보인다. 단순한 살인 사건으로 시작됐으나 절대 사건의 전부를 보여주지는 않았다. 일부를 조금씩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 단순 치정에 얽히며 불륜과 막장이라는 오해도 있었지만 지속적인 긴장감을 유지하는 스릴러의 특성을 데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 있어 치밀하게 계산된 갈등과 갈등에만 국한되지 않은 전개는 단순하면서도 단순하지 않은 살인사건에 대한 전개를 풀어나갔다.
다만 짧은 편성에 대한 안타까움은 남았다. 여러 인물들의 감정선을 풀어내기엔 너무 방송편성이 너무 짧았다. 당초 24부작으로 기획됐으나 여러 이유로 16부작으로 축소 됐고, 특히 방영 중간 아시안 게임 등으로 2주 연속 결방된 것도 긴장감을 유지해야하는 스릴러 특징 상 전개를 이어가기 힘들었다는 평가다.
'역시' 황신혜 VS 김혜수
'즐거운 나의 집'은 두 거물의 대결이기도 했다.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황신혜', 시청률 메이커 '김혜수'의 대결로 극 초반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초반 두 배우의 극중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하는 연기는 매회 시청자들로 부터 호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특히 황신혜의 연기는 압권이었다. 오랜 공백에도 불구 여전히 뛰어난 연기력은 물론 상대방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나이에서 오는 노련함까지 오랜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연기 내공을 선보였다.
또한 기존의 이미지와 달리 악역을 맡았던 것도 눈길을 끄는 장면, 김혜수와의 삼각관계에서 그녀가 내뿜은 카리스마에 소름이 돋을 만큼 극에 빠져들게 했다.
극 종반 황신혜가 죽음에 이르자 시청자들의 반응은 연기에 대한 평가가 아닌 극 중 인물에 대한 평가를 쏟아낸 것은 황신혜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에 대한 척도가 됐다.
시청자들은 황신혜(모윤희 역)의 죽음에 대해 "불쌍하다"와 "당연한 것이다"라며 연기력이 아닌 캐릭터에 대한 평가를 하기도 했다.
황신혜 뿐 아니라 김혜수에 대한 반응도 '역시'라는 반응을 이끌어 냈다.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의 이미지와 '순정녀'의 이미지를 동시에 갖춘 그녀의 연기력에 시청자들은 찬사를 보냈다.
또한 윤여정과 신성우, 이상윤 등 주연 배우들의 열연 또한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이끌어 냈다.
스포츠투데이 강경록 기자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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